▲ 인천 동구 해안, 2022년.

얼마 전 부산을 다녀왔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해양관광도시로 급부상하는 부산을 직접 눈으로 보고싶은 호기심 때문이었다. 탁 트인 바다, 아름다운 해변과 속이 훤히 보이는 깨끗한 바닷물이 인천과는 사뭇 다르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다양한 산책로와 거리,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이색적인 콘텐츠와 역사적인 이야기를 담은 오래된 마을이 차별화된 강점들로 와 닿았다.

동행했던 지인들이 인천과 비교하며 아쉬운 속내를 내비췄다. “섬이 없는 부산에 비해 수많은 섬을 가진 도시고, 신문물이 들어온 개항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가 아닌가. 하지만 막상 관광도시 인천이라고 하기에는 부산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무언가 하나 해보려 하면 부산은 정파를 초월해 하나가 되는데 인천은 늘 사분오열 되어 되는 게 없다는 볼 맨 소리까지 나왔다.

개항과 일제강점기, 해방과 한국전쟁을 연이어 겪으며 대한민국 산업의 기반이 바로 인천의 해안가를 중심으로 조성되었다. 삼백(三白)산업으로 일컫는 제분, 제당, 면방직 산업의 생산품인 밀가루, 설탕, 면직물들이 이곳에서 쏟아져 나왔다. 인천의 바다는 대한민국 산업의 역사를 내재한 곳이다. 아름다운 비치와 해변을 바라보며 수많은 관광객들이 모이고 즐기는 부산과는 달랐다. 두 도시 모두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지만 바다를 기반으로 살아온 삶의 방식이 다르고 내재된 역사가 다르기에 관광콘텐츠의 조성 방법도 달라야 한다.

펜데믹 때문이라고 합리화하기에 인천의 관광산업과 문화산업은 그 어느 때 보다 침체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과감한 생각의 전환과 적극적인 투자가 지금 필요하다.

관광과 문화사업이 다음 세대들이 먹고사는 중요한 산업 기반이라는 점을 인천은 지난 수 년 동안 혹시 잊고 있지는 않았는지 지금 모두에게 묻고 싶다.

▲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