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생산량 6만4000t '도 최대'
대표쌀인 골드퀸3호 '수향미'
밥맛·찰기·식감 손꼽혀 히트
소화흡수 뛰어나 이유식에 딱

밥맛 우수성 해외까지 소문
미국·호주 등 불티나게 팔려
보리 대신 화성 쌀로 빚은
수제맥주 '웰컴 투 마스' 인기

일본 쌀 비켜! 화성에서 온 우리 쌀 '수향미'가 세계 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12화 경기도 곡창지대를 가다-화성편, 화성으로 지금 출발한다.

▲ 동고서저의 지형인 화성시는 평지가 발달해 벼농사를 하기에 적합한 조건들을 갖춰 경기도 내 가장 많은 쌀을 생산하는 지역으로 손꼽힌다.

▲경기도 최대 쌀 생산지, 화성

동고서저의 지형인 화성시는 서쪽으로 낮아지면서 서해와 만난다. 이천시 못지않게 평지가 발달해 있고 벼농사를 하기에 적합한 조건들을 갖추면서 화성시는 경기도 내에서도 가장 많은 쌀을 생산하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서쪽 해안가는 갯벌과 리아스식 해안이 복잡하게 펼쳐있고 간척 사업이 활발히 이뤄져 육지화가 진행된 상태다. 육지화된 화성에서는 시화호, 화성호가 형성돼 농업용수가 풍부해지면서 농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성시는 도내 가장 쌀 생산량이 많은 지역인 만큼 벼 재배 면적은 전체 1만2986㏊(2021년 기준)이며 연간 생산량은 약 6만4000t에 이른다.

▲ 화성 쌀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수향미'.

화성시에서 재배되는 주요 쌀 품종으로는 추청(아키바레), 고시히카리를 비롯해 골든퀸3호, 밀키퀸, 진상 등이 있다. 여기에 '햇살드리'와 '수향미'가 대표 브랜드로 자리하면서 화성 쌀은 고품격 경기미의 대표 주자로 불리고 있다.

특히 국내 육성 품종 골든퀸3호로 재배된 '수향미'는 지난해 5106㏊, 2359 농가가 계약재배를 맺고 2만6000t가량의 쌀을 생산하면서 6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달성해 농가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화성시는 앞으로 '농특산물 통합상표 사용에 관한 조례'를 통해 품질관리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며 '화성시 명품쌀 발전위원회'를 구축하고 전문가 검토로 생산, 유통 전 과정의 걸친 품질 개선에서도 노력해 갈 방침이다.

이에 화성시는 골든퀸3호를 개발한 '시드피아'와 '수향미' 명품화 육성 업무협약을 맺고 수향미 명품화를 위한 생산, 유통 점검 관리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 화성시에서 주로 재배하는 국내육성품종인 골든퀸3호는 성인 앉은 키보다 작은 76㎝로 도복 저항성이 뛰어나다.
▲ 화성시에서 주로 재배하는 국내육성품종인 골든퀸3호는 성인 앉은 키보다 작은 76㎝로 도복 저항성이 뛰어나다.

▲구수한 누룽지향이 일품 '수향미'

'수향미'는 국내육성품종인 골든퀸3호로 수확한 순수 우리 쌀이다. 수향미는 밥을 지을 때 특유의 구수한 향이 나고 아밀로스 함량이 낮아 밥맛이 매우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기존 쌀보다 노화속도가 월등히 느리고 식감이 오래 유지된다. 소량만 섭취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맛이 뛰어난 것 역시 수향미의 강점이다. 또 찰기가 있고 단일 품종으로 순도 80% 이상, 완전미 비율 91% 이상의 최고품질을 자랑한다.

골든퀸3호는 세계 최초로 야생 재래종의 향미 유전자를 개량한 전통 육종 방법으로 개발한 중만생 품종이다. 은은한 누룽지향을 내는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면서 특허 제10-1555256호를 획득하기도 했다. 국내육성품종 골든퀸3호는 키가 76㎝로 작아 도복 저항성이 뛰어나다. 아밀로스 함량은 약 12%로 미질이 우수하고 10a당 547㎏으로 고시히카리나 추청보다 높은 수확량을 보인다. 또 소립종 품종으로 소화 흡수율이 뛰어나 아기 이유식으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골든퀸3호로 지어진 수향미는 지난해 6월 전용실시권을 획득했다. 전용실시권은 독점 사용권을 의미하며 화성시는 수향미 브랜드에 쓰인 쌀 품종 골든퀸3호를 2032년까지 독자적으로 생산,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 '수향미' 모내기 현장 사진.
▲ '수향미' 모내기 현장 사진.

▲세계로 뻗어가는 '수향미'

수향미는 세계 시장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서울대 식미 평가를 통해 밥맛의 우수성이 알려지게 되면서 세계 각국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수향미의 우수성은 여러 차례 검증 과정을 통해 입증됐다. 국제 외식산업식자재 박람회, 세계 한상대회, 광주 국제식품박람회, 2015 홍콩국제식품 박람회 등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덕분에 화성 쌀은 2008년 수출을 시작으로, 작년(2021년)기준 총 3.5t을 수출, 방글라데시(2.2t), 호주(1t), 아이티(0.3t) 등 해외 각국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특히 미국은 지난 2019년부터 6곳으로 판매돼 농가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해오고 있다. 수향미를 비롯해 화성쌀은 다양한 형태로 가공, 생산되고 있다. 그중 지난 3월에는 화성시 도시재생지원센터가 화성시의 로컬 수제맥주 '웰컴 투 마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웰컴 투 마스'는 화성 이주를 꿈꾸는 글로벌 기업 테슬라의 경영진인, 일론머스크가 우주선을 만드는 것에 영감을 얻어 제작된 맥주로, 로컬수제맥주는 몇몇 지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매력적인 신개념 특산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새롭게 소개된 '웰컴 투 마스'는 보리 대신 화성쌀과 수향미를 주재료로 사용하면서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인터뷰] 양대석 화성 조암농협 조합장

“스마트 농업도 화성이 한발 앞서갑니다.”

▲ 양대석 화성 조암농협 조합장.
▲ 양대석 화성 조암농협 조합장.

갓 지어낸 밥 위로 윤기가 좔좔, 구수한 누룽지 향이 고픈 배를 쥐게 한다. 맛있는 쌀로 지은 따뜻한 밥 한 공기면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화성시 대표 쌀 '수향미'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향미는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해 낸 품종, '골든퀸 3호'로 지어진 맛 좋은 우리 쌀이다.

그야말로 '쌀 계의 퀸'으로 불릴 만큼 완판 신화를 이어가는 쌀이 수향미다. 독특한 누룽지 향을 차별화 전략으로 삼은 수향미는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전국구로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6월 80억원을 투자해 수향미에 대한 전용실시권을 획득하게 되면서 화성시는 수향미를 맛볼 수 있는 전국 유일의 지역이 됐습니다. 맛은 기본이고 품질 또한 우수해 전국 각지로 우리 지역의 수향미가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보관에 용이한 냉장 용기에 쌀을 포장하게 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죠.”

화성지역은 경기도 내에서도 가장 많은 쌀을 생산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최근 친환경 쌀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쌀의 재배 규모도 단연 화성이 압도적이다.

“우리 화성지역 쌀의 강점은 무농약, 유기농 친환경 쌀에 있죠.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우렁이 농법 등을 활용해 재배한 쌀은 화성시 전역 학교 급식으로 지원되고 있습니다. 특히 화성지역 뿐 아니라 우리 시에서 재배한 친환경 쌀은 군포, 의왕 등 인근 지역의 학교로도 보급을 점차 확대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 시대의 도래는 농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농업에도 다양한 과학영농기술이 도입됐고 점차 고령화되는 농가가 늘어갈수록 농업의 기계화 현상은 뚜렷해졌다.

▲ 화성에서 드론을 이용해 벼 재배지역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 화성에서 드론을 이용해 벼 재배지역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십수 년 전부터 우리의 삶을 바꿔놓은 IoT 기술이나 각종 스마트 기술들은 농업의 영역에서 도드라졌다. 화성시는 스마트 영농기술을 선도적으로 안착시킨 지역으로 소개되고 있다.

“드론을 활용한 파종이나 헬기를 통한 방제 작업을 화성시는 진작부터 도입하면서 농가 지원에 적극 나서오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랩씨드와 '프리미엄 수향미 이커머스 협력사업'을 체결하고 프리미엄 수향미 생산지에 카메라와 센서 등을 설치, 확보한 데이터를 상품서비스하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죠.”

올해로 취임 3년째가 된 양대석 조암농협 조합장은 우리 품종, 우리 기술로 지어낸 쌀 화성 수향미가 더 뻗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청년농업인의 육성을 제시했다.

아울러 기꺼이 수향미 홍보대사를 자처해 준 소비자들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향후 스마트 농업의 영역은 확대될 것이고 고령화되는 농가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청년 농업인 육성에 힘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무인헬기나, 드론 등 각종 스마트 장비를 다루는데 능숙한 청년들이 농업 분야로의 유입을 이끌 수 있다면 쇠락하는 농업 산업에 대처 방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더불어 우리 수향미를 애용해주시는 소비자분들께는 안전하고 맛 좋은 농산물을 항상 식탁에 올려드리고 싶습니다. 수향미로 지은 따뜻한 한 끼 드시고 힘찬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 도내 가장 쌀 생산량이 많은 만큼 노동시간과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직파용 농기계를 이용하고 있다.
▲ 도내 가장 쌀 생산량이 많은 만큼 노동시간과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직파용 농기계를 이용하고 있다.

 

[米지의 세계] 세계 최대 쌀 생산국은 '중국'

전 세계의 쌀 생산량은 약 5억t(2020년 기준) 가량이며 우리나라는 350만t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0.7%를 차지하고 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 중 가장 많은 양의 쌀을 생산하는 국가는 중국으로 연 1억5000t가량을 생산하는데 전 세계 생산량에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인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미얀마, 일본, 브라질, 미국, 한국 순이다.

 

/글·사진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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