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화선 'Touch the bird' 실크스크린. 모빌 설치, 제물포 갤러리.

인천문화예술회관 리모델링 공사로 전시장은 올해 말까지는 이용 할 수 없게 되었다. 규모가 있는 전시부터 개인전까지 소화했던 전시공간이 한시적이지만 문을 닫고 있으니 지역에서 전시를 열어야 하는 주체들에게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한 가운데 한 예술단체는 2022 인천국제아트쇼를 준비하는 전시공간을 찾는 고민 끝에 차선책으로 호텔에서 객실을 활용한 전시를 준비 중이다. 호텔 2개층 객실 전체를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형식의 미술전시이며, 전시행사 내용은 '친환경과 미술'이라고 정했다. 과도한 탄소배출로 인한 급속한 기후위기로 지구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에 공감되는 전시주제를 시의성 있게 제시하고 있다.

미술가에게는 각자가 추구하는 보여지는 시각적 형식과 그 형식이 어떠한 내용을 내포하고 있는지에 대한 미적 구성을 개인적이고 자신만의 독창성으로 연구하며 표출한다. 이러한 독창성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예술가들에게 하나의 주제를 제시하고 함께 표현하자고 제시하거나 그 뜻을 모으는 과정을 결코 쉬운 여정이 아니다. 하지만 한번 그룹된 주제로 제대로 돌출된 전시는 감상의 파급력은 여운이 길고 내용이 살아 숨을 쉬며 전이된다.

이번 '친환경과 미술' 전시에 객원 큐레이터로 참여해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을 지원 및 참여하는 큐레이팅을 하고 있다.

작가중 인천대 미술대학 한국화과 졸업 후 미술심리치료와 작가로 활동중인 홍화선 작가는 'Touch the bird'라는 리사이클링된(환경 오염의 방지나 자원 절약을 위하여 필요 없는 물건이나 폐품을 재생하여) 작품으로 참여한다. 작품은 버려진 헌 천 조각들을 바느질로 이어서 붙이며 그려 나간다. 천의 안쪽은 폭신한 솜을 넣어 손바느질을 한땀한땀 정성스레 작품으로 탈바꿈시킨다. 천의 모양은 큰틀에서 새 형상을 지니며 그안에 그려진 그림에선 구체적인 새의 형상을 한국화 붓터치로 강약을 살려 그려낸다.

그림은 실크스크린기법으로 반복해서 찍어내어 다수의 새군상을 이루며 각각 균형 잡힌 모빌형태로 설치된다. 작가는 작품의 소재와 영감을 찾아 강화도, 교동도 철책선 주변을 답사한 뒤 철책을 오가는 새를 상징화해서 관람객들이 닿을 수 있고 만져 볼 수 있는 리사이클링된 작업을 통해 평화의 새를 표현하고 있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경계의 바다에서 작품으로 서로 닿을 수 있는 경계없는 평화를 관람객에게 접촉하며 만질 수 있는 촉감을 작품을 통해 대신 느낄 수 있게 설치하여, 비뚤비뚤 서로 다른 크기의 새 작업들을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균형을 엇비슷하게 맞추며 작업적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밖에 버려진 철사를 주어서 작업하고, 등산을 하며 산에 버려진 쓰레기로 콜라쥬형상을 만들어 환경메시지를 만드는 등 다양한 리사이클링된 작업을 통해 현대 미술가들은 작업활동을 확장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예술가의 활동에서 영감을 얻어 200조 원 자산가 빌게이츠는 배설물을 태워서 맑은 물을 만드는 자가동력하수처리시설 옴니프로세서프로젝트를 하수처리가 없는 나라에 지원하고 있다.

회화, 입체, 설치, 퍼포먼스, 미디어 등 소재와 주제가 다채롭고 난해한 복합다양한 사조가 한데 묶여있는 현대미술에서 전시의 주제를 가진다는 것은 어찌 보면 형식적이고 대상화된 헤드라인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주제에 참여한 작가들이 적극적으로 소재를 찾아 개진하고 소재에 담긴 사연을 스토리텔링하는 작업적 과정에서 관람객은 미술작품이 주는 또 다른 감흥에 다시금 전시장을 찾을 거란 기대를 가져본다.

▲ 류성환 제물포 갤러리 관장.
▲ 류성환 제물포 갤러리 관장.

/류성환 제물포 갤러리 관장



관련기사
[류성환의 미술 인문학] 붉은 노을 바다풍경-노예선 여기 얼핏 바라보면 붉게 노을 져 솟구쳐 흐르는 찬란한 바다풍경 그림이 있다. 영화로 제작돼 2014년에 개봉한 '미스터 터너'(2014) 속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1775-1851)의 작품이다. 영국 출신 화가 터너는 영국 최고의 미술상 '터너상'의 주인공이며 영국의 국민화가'로 불리우며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화가이다.붉게 노을진 바다 풍경화는 윌리엄 터너의 대표작으로 흔히 <노예선>으로 부르는 작품이다. 원제는 <폭풍우가 [류성환의 미술 인문학]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의 휴식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정치와 경제의 불안 속에서도 뉴욕 메이저 경매가 열린 소더비(Sotheby's), 크리스티(Christie's), 필립스(Phillips)의 메가 컬렉션은 올 11월 경매에서 대략 4조원 규모의 매출을 거두었다고 한다. 국내 미술시장도 MZ세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변동성 높은 비트코인이나 주식보다는 희소성 갖춘 안정적인 미술경매, 아트페어 시장을 통한 미술 작품투자로 미술시장 가치의 훈훈한 연말을 기대하는 분위기다.뉴욕 크리스티가 11월9, 10일 양일간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 폴 앨 [류성환의 미술인문학] 지역예술창작공간이 필요하다 예술은 도시에서 소비되지만 예술가를 위한 공간은 없다. 사실 대다수 작가는 창작공간과 생활공간을 같이 겸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새해를 맞아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역 시각예술가들의 건의사항을 청취하는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이날 유 시장을 비롯한 시 관계자, 지역 시각예술가들이 지역창작공간을 화두로 이야기를 나눴다. 단연 시 차원의 창작공간 조성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창작공간 필요성 제기에 대해, 유정복 시장은 행정가이자 시민의 입장에서 여러 질문을 던지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예술가들이 창작공간을 지원받을 경우 시민과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