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시청 전경

안양시는 안양하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지역의 첫 대표음식으로 파스타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육성에 나선다.

시는 8일 이같이 밝히면서 개발된 파스타 메뉴의 조리법(레시피)을 보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앞서 시는 시민 모두가 공감하고 자랑할 만한 먹거리를 만들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자 올 1월부터 연성대와 함께 약 2천만원을 들여 대표음식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시는 지난 4월 연성대 식품과학관에서 최대호 안양시장, 박정옥 전 안양시의회 부의장,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파스타 5종에 대한 평가 시식회를 열었다.<인천일보 4월 27일자 11면 보도>

이번 대표음식의 개발방향은 전통성이나 지역성보다는 대중성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선정과정에서 일부 부정적 목소리가 있었던 만큼 시민 일반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느냐가 사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양의 대표음식…파스타 선정과정은?

이날 안양시와 연성대에 따르면 관계자 회의에서 안양에는 대중의 인식 속에 각인된 고유한 특산물이나 조리법이 부족하다고 판단, 대표음식을 선정함에 있어 지역성, 독창성을 배제하고 스토리텔링과 동서양 퓨전을 활용하는 개발 콘셉트를 잡았다.

이 과정에서 지역내 식품회사 오뚜기 공장 등이 있다는 점에 착안, ‘면의 중심도시 안양’라는 스토리를 발전시키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되기도 했다.

1차 메뉴 개발에선 쌀국수∙잔치국수∙비빔국수와 특제 라자냐∙토마토스파게티∙링귀니 만조∙로제파스타∙크림파스타 그리고 설렁탕∙곱창볶음∙LA갈비 등 면류 3종, 파스타류 5종, 육류(탕 포함) 3종이 후보군에 올랐다.

안양시민과 연성대 호텔조리전공 학생들의 1차 메뉴 평가(5점 만점)에서 맛, 차별성, 상징성(면의 도시) 등을 평가한 결과, 토마토스파게티(4.8점), 링귀니 만조(4.6점), 크림파스타(4.3) 등 파스타류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특제 라자냐, 주꾸미토마토스파게티, 링귀니 만조, 로제파스타, 꼬막크림파스타 등이 개발돼 지난 4월 품평회에서 첫 선을 보였다.

시는 맛, 창의성, 예술성, 적합성을 평가한 뒤 이 5가지 메뉴를 포함한 파스타를 안양의 대표음식으로 선정하고 조리법 보급 등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뚜기를 중심으로 농심 등 회사와 연계해 면 산업의 메카를 상징하고 타 지자체에는 없는 파스타 빌리지를 조성, 음식축제를 활성화하면 안양의 대표음식으로 자리매김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음식 개발을 주도한 연성대는 장기적으로 라면과 국수 등 면요리 특화거리 일명 누들로드(Nooble Road)를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키는 전략도 제언했다.

시 관계자는 “우선 올 하반기 약 2000만원을 투입해 5∼10개 기존 음식점을 대상으로 조리법 등 기술 전수와 홍보와 마케팅 등 경영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표음식 성공의 관건은 시민공감…일부의 거부감 극복해야

대표음식 개발에 앞서 시는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8월 18일부터 9월 3일까지 안양시민 1475명 등 전국의 남녀 2477명(남성 739명, 여성 173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의 연령대는 30대가 961명(38.8%)로 가장 많았고, 20대(605명, 24.4%)와 40대(603명, 24.3%) 등의 순이다.

설문에 참여한 안양시민 1446명은 자신이 생각하는 지역의 대표음식을 묻는 질문에 곱창구이(40.3%)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순대국밥(9.8%), 갈비∙갈비탕(8.3%), 설렁탕(8.2%), 돈까스(5.9%), 해물탕(5.2%)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조사에서 파스타를 선택한 응답자는 전체의 1.0%에 불과했다.

대표음식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선 2408명의 응답자 중 30.6%가 ‘인기있고 유명해서’라고 답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실 수 있는 메뉴’라거나 ‘익숙하고 편안하다’는 답변도 각각 26.5%와 20.1%를 차지했다.

전체 2477명의 응답자 가운데선 안양의 대표음식 개발시 중점 고려사항으로 대중적인지 여부(45.4%)을 가장 중시했으며, 지역특산품을 활용한 독창적 음식이어야 한다는 의견도 25.3%로 집계됐다.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안양의 대표음식으로 파스타가 선정된 것에 대해 시 안팎에서 거부감 섞인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오히려 35년 넘게 30여 개의 곱창집이 성업 중인 안양중앙시장 곱창골목의 대표메뉴 순대돼지곱창이 더 낫지 않느냐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업을 하면서 다듬어 나갈 부분이 있다”면서도 “파스타가 토속적이진 않지만 중앙시장 일부의 순대곱창볶음을 대표음식으로 키우기에는 적당하지 않다는 용역 결과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양=노성우 기자 sungco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