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주시의회가 9대 의회 원구성을 놓고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제343회 임시회에서 의원들이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는 모습./사진제공=양주시의회

양주시의회가 9대 전반기 의회를 이끌 의장단 원구성에 실패하면서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1일 의회는 제343회 임시회를 열고 전반기 의장단을 구성하려 했지만, 등원 첫날부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시작부터 꼬였다. 오전 10시에 열린 임시회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 4명만 참석한 채 개회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4명은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할 때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연장자인 윤창철(국민의힘) 의원은 임시의장 자격으로 임시회를 진행했다. 그러나 임시회는 10분 만에 정회됐다.

원구성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한상민(민주당) 의원이 갑자기 정회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후 본회의장은 텅 비었다.

현재 의회 정수는 8석으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4석씩 동수다. 여기에다 8명 모두 초선이다.

이러다 보니 의장단 원구성을 놓고 당 대 당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채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8대 의회와는 정반대였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한숨만 내쉬었다. ‘시민들의 발이 되겠다’고 약속한 의원들이 벌써 감투싸움으로 일관하고 있어서다.

시민 A(54)씨는 “9대 의회가 초선이다 보니 우려는 했지만, 이렇게 심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역시 정치인은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았다”고 비꼬았다.

민선 8기 강수현 양주시장 취임식 현장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계속 들려왔다. 원구성을 못해서 취임식 때 의장 축하 인사말이 빠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5시쯤 원구성 협상을 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문제는 의장 자리였다. 양당은 전반기 의장을 먼저 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국민의힘은 강수현 시장의 시정을 도와야 하고, 민주당은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각각 내세웠다.

정현호(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에 전반기 부의장과 예산결산 특별위원장 두 자리를 제안했다. 후반기에는 반대로 하자고 요청했다”며 “이 정도면 정말 괜찮은 협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약속을 못 믿는 눈치다. 그래서인지 민주당에선 전·후반기를 바꾸자고 한다. 현재 민주당의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다. 조속히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정희태(민주당) 의원은 “시장(국민의힘)과 집행부를 견제하려면 민주당에서 의장을 하는 게 맞지 않냐고 했더니 (국민의힘에서)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며 “연장자라고 해서 윤창철 의원이 의장을 하는 거는 맞지 않는다. 합당한 명분을 갖고 오면 합의하겠다. (장기간 파행 우려에 대해선) 시민을 생각해 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반기 의장단 원구성이 안 돼 오는 4일 열릴 예정이던 9대 의회 개원식은 뒤로 미뤄졌다. 현재로썬 언제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양주=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