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칭우 논설실장.
▲ 김칭우 논설실장.

지역사회와 정치권의 지적에도 해양수산부는 꿋꿋하다. 국어사전에는 꿋꿋하다를 사람의 기개, 의지, 태도나 마음가짐 따위가 매우 굳세다로 표현한다. 해수부는 꿋꿋하게 인천신항 배후단지 1-1단계 2구역에 이어 1-1단계 3구역과 1-2단계 구역도 '대형건설사 주도의 민간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국어사전에는 꿋꿋하다를 물건이 휘거나 구부러지지 아니하고 썩 단단하다고 표현한다. 인천지역사회에서는 해수부가 '항만 민영화'에 열심이라고 지적한다.

우리나라는 국가 기간시설인 항만의 '공공성'에 기인해 항만을 국가가 소유하고, 항만관리권을 해수부가 갖는 '항만 국유(國有)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해수부가 항만법을 개악해 1종 항만배후단지 민간개발 토지에 대한 '민간 소유권'과 잔여 토지의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장하면서, 민간 건설사의 '투기성' 부동산 개발사업의 길을 열어줬다.

해수부의 꿋꿋함으로 인천신항 배후부지 1-1단계 214만㎡중 인천항만공사(IPA)가 직접 개발해 임대중인 1구역(60만㎡)를 제외한 2구역(94만㎡)과 3구역(54만㎡), 그리고 1-1단계와 접해 있는 1-2단계 구역(40만㎡)이 민간개발·분양·소유의 길이 터졌다.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의 60% 이상을 처리하는 인천신항 1-1단계 컨테이너 터미널과 맞닿은 1-1단계, 1-2단계 배후단지 254만㎡중 76.3%가 민간에 의해 개발·분양·소유된다. 연간 컨테이너 300만TEU에서 향후 몇 년 새 500만TEU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항에서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곳은 인천신항뿐이다. 공사중인 1-2단계 컨테이너 터미널이 완공·운영되면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 대부분을 신항에서 처리하게 된다.

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맞은편 알짜 땅 대부분을 민간이 소유하게 됨에 따라 항만업계를 포함한 지역 경제계는 절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익을 추구하는 민간개발이 가속화될수록 가뜩이나 높은 임대료가 더 높아질 것이고, 높아진 임대료는 고스란히 제조업체 등 화주의 물류비로 전가된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폭풍 등으로 인한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의 붕괴는 극심한 인플레이션, 그리고 스테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는 현재 제조업체들이, 화주들이 물류비가 비싼 인천항을 패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물류도시 인천에는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이다.

정치권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인천신항 배후단지 민간개발을 공공개발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기간 해수부는 기개, 의지, 태도나 마음가짐이 항만 민영화에 열심이었다. '여야민정(與野民政) 공동대응 협의기구'를 구성해 해수부의 준동을 막아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인천시장과 여야 정치권이 귀기울여야 한다.

/김칭우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