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고통을 견디기 힘들게 될 때 하루는 24시간보다 더 길게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움직이는 것 자체가 견디기 힘든 고통입니다. 하루를 시작하려는 시도는 날카로운 고통의 음성이 막아서고 나섭니다.
 바로 그때, 고통이 일어날 때마다 우리는 싸움을 포기하고 병자가 되고 싶은 유혹에 빠집니다. 그러다가 딱 한 번만, 딱 하루만 노력하자는 마음이 마음속에 솟아오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투쟁합니다. 그리고 일출을 다시 한 번, 일몰을 다시 한 번 성공적으로 만나고 정복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랍니다. 전진할 수 있는 힘은 언제나 거기,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이렇게 참을 수 없을 만큼 힘겨운 시기에는 마침내는 우리가 경험에서 득을 볼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기 어렵습니다.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 만큼 고통스럽고 가혹한 시기를 헤쳐나가면서 성장한다는, 혹은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한결 잠잠해진 삶의 시간에, 통증도 없고 우리 몸에 주사바늘도 꽂혀있지 않을 때 우리는 깨닫습니다.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성장한 거야. 난치병은 다른 위기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하루를 살더라도(경성라인 刊)’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