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참전 유공자 수 급감
2020년 5494명→ 올해 4056명
최근 3년간 1438명 세상 떠나

생존자 대부분 이젠 80~90대
새정부에 희망 기대…관심 촉구
▲ 지난 25일 미추홀구 수봉공원에서 6·25 전쟁 제72주년을 맞아 세상을 떠난 참전용사에 대한 참배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작년만 해도 인천에서 1000명 가까운 참전용사가 돌아가셨습니다. 먼저 가신 분들을 위해 종종 오셔서 참배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지난 25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수봉공원 6·25참전 인천지구 전적비 앞.

6·25 전쟁 제72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인천지부가 개최한 참배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은 고융희 6·25참전유공자회 인천지부장은 갈수록 빠르게 줄고 있는 6·25참전용사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작년 한 해만에도 수많은 참전용사가 세상을 떠나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감정에 복받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이날 고 지부장 얘기처럼 실제 인천지역 6·25참전유공자 수는 빠르게 줄고 있다.

26일 인천보훈지청에 따르면 2020년 5494명이던 지역 6·25참전유공자 수는 지난해 4784명으로 줄어든 뒤 올해 5월 말 기준 4056명으로 집계되는 등 최근 3년간 1438명 감소했다.

현재 생존해 있는 참전용사 대부분이 80~90대이고 통계상 매년 700~800명가량 세상을 떠나는 걸 감안하면 올해 안으로 생존 참전용사 수가 3000명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월남참전유공자'는 498명이 세상을 떠났다.

이날 만난 황기태(91) 6·25참전유공자회 미추홀구지부장은 “코로나19로 지난 2년여간 제대로 만나지 못한 동료들을 만날 수 있어 기분이 좋지만 그간 세상을 떠난 많은 동료를 생각하면 마음이 울적해진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 출신인 황옹은 고등학교 졸업 후 강제 징집을 당해 백마부대원으로 전쟁을 치렀다. 1967년까지 부사관으로 근무한 그는 1980년부터 인천에 정착했다.

참전용사들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참전용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드러냈다.

김평곤 6·25참전유공자회 인천지부 사무처장은 “이전에는 6·25 정부 행사를 국무총리 주관으로 했었는데 이번에는 대통령 주관으로 격상해서 진행했고 참전용사에게 새 단체복도 맞춰 준다고 하니 기대감이 든다”며 “사회적으로 국가 유공자에 대한 예우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