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자가 지도한 학생의 활동지.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있는데요. 많은 국가들과는 달리 영국을 포함한 일부 나라에서는 학생이 16세에 수학 공부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수학교육의 중단이 뇌인지기능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14~18세 남녀 청소년 133명을 대상으로 'H자기공명분광법'으로 좌측중전두회의 '가바'라는 신경전달물질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좌측중전두회와 가바는 의사결정과 추론, 문제해결, 학습능력은 물론 뇌 가소성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연구 결과 수학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는 15세까지는 수학 성적과 상관없이 아이들의 좌측중전두회 활성 정도와 가바 농도의 편차가 크지 않았지만 16세 이후 수학 공부를 중단한 아이들은 좌측중전두회 활성 정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가바 농도도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수학 공부 중단은 뇌 활성화 저하를 초래합니다.

 

부레옥잠

우리가 배우는 지수함수는 알고 보면 자연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박테리아의 수가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고, 고대 유물의 연대 측정을 위해 방사성 동위원소의 반감기를 이용할 때 방사성 원소가 지수함수적으로 붕괴되지요. 또 하나의 난자와 정자가 만나 임신 기간을 거쳐 수많은 세포를 지닌 아기가 태어나는데, 이때 배아 세포도 지수함수적으로 세포 분열을 반복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시골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콩으로 만든 메주의 발효는 박테리아 증식의 좋은 예입니다. 박테리아 대부분은 이분법으로 증식을 하며, 분열 시 통상 1시간에서 3시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1시간에 한 번 분열하는 박테리아 1개는 1시간 후에 2개로, 2시간 후에 4개로, 3시간 후에 8개로, 10시간 후에는 1024개로 늘어나지요.

이처럼 한없이 지수함수적으로 늘어나는 박테리아의 개체 수는 지수함수 곡선으로 표현됩니다(우상향 곡선). 하지만 현실적으로 영양분이나 자원 등의 한정으로 말미암아 제한이 없는 증식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지수함수 곡선의 끝부분에서 로지스틱한 성장 곡선을 따르게 된답니다.

그런데 수학 선생님이 수업을 하면서 이런 사례들을 알려 주는 경우는 흔하지 않아요. 아마도 대부분 그냥 지수함수 곡선으로만 배웠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혹시 고인 물에 자생하는 수생 식물인 '부레옥잠'을 들어 보았나요? 부레옥잠은 물 바닥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 보통 물 위에 떠서 자라는 식물이에요. 정수 식물로 알려져서, 사람들이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목적으로 번식시키기도 합니다.

몇 년 전 인천 남동공단 근처 하천에서, 몇 억 원을 들여 부레옥잠을 번식시키려고 애를 썼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어요. 생각지도 못한 빠른 번식력으로 부레옥잠이 호수 표면을 덮어 버려 생태계를 어지럽히고, 환경을 오염시켰기 때문이에요.

또 세계적인 빅뉴스도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빅토리아 호수는 한반도 면적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크기인데, 이 호수에 부레옥잠이 너무 많아 제거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제거하지 않으면 5일에서 15일만에 분포된 면적의 2배씩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여, 빅토리아 호수의 표면이 부레옥잠으로 뒤덮인다고 하네요.

참고로 부레옥잠의 꽃에 중금속을 제거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 잎에는 카로틴이 함유되어 있어서 해독 작용을 한다고 하네요.

사람들에게도 부레옥잠처럼 세상을 정화하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타인의 배설 언어나 감정 언어도 해독하는 능력말입니다.

▲최우성 수원교육지원청 장학사· '수포자도 수학1등급 받을 수 있어' 저자.
▲최우성 수원교육지원청 장학사·<수포자도 수학1등급 받을 수 있어> 저자.

/최우성 수원교육지원청 장학사·<수포자도 수학1등급 받을 수 있어>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