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기름값 대폭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원내대표가 휘발유와 경유값을 200원 이상 떨어뜨리도록 관련 법 개정을 시도하겠다고 했고, 정책위의장도 서민의 유가부담 최소화를 위해 정유사의 초과이익 최소화와 기금 출연으로 환수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야당의 일방적인 주장이므로 실현가능성 여부를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서민들에게 고물가 공포의 대명사인 유가를 대폭 떨어뜨릴 가능성이 거대야당에서 나왔으니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기름값은 7주 연속 상승 중이다. 심리적 마지노선이라 할 리터당 2000원은 진작 뚫렸고, 22일 오전 현재 경기도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2125원20전, 경유는 2135원49전이다. 숫자만 봐도 숨이 턱 막힌다. 더군다나 향후 유가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주말께부터 국제유가 하락 움직임이 가시화되기는 했으나 이 추세가 계속될지 불투명하고 국내 유가에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부가 최근 유류세를 현행법상 최고한도인 37%까지 내렸지만, 효과는 리터당 57원 수준에 불과해 소비자들이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정유사의 정제마진은 천문학적으로 급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곱절 이상 영업이익이 늘어, 2분기에만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정유사도 있다고 한다. 제도에 따른 이윤 증가일 뿐 정유사가 폭리는 취한 것은 결코 아니나, 전 세계적 에너지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서민들을 위해 정유사들에 고통 분담을 요구할 명분도 분명히 있다 할 것이다.

국민의힘 당직자들도 입법을 통해 기름값 추가 인하를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지금 국민들이 숨이 넘어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대응해 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그렇다면 여야가 유가 인하 방안에 머리를 맞대지 못할 이유는 없는 셈이다. 어떤 제도를 어떻게 손 볼 것인지 합의하는 일만 남았다. 원구성 문제로 국회를 공전시킬 때가 아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