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2차 발사에서 목표한 고도 700㎞에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이날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는 1, 2단을 성공적으로 분리한 뒤 발사 위성 덮개(페어링)를 분리하고 고도 200㎞를 통과한 뒤 3단 엔진이 정지되며 목표 궤도에 도달했다. 이어 성능검증 위성, 위성 모사체를 각각 분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러시아 등과 함께 세계 7번째로 무게 1t 이상의 인공위성과 우주선을 자력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국가가 됐다.

인천은 항공우주산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로켓 개발과 발사에 깊은 연관이 있는 도시다. 소련에서 세계 최초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호를 발사한 1958년 국방과학기술연구소는 첫 국산 로켓 발사시험에 성공했다. 길이 3.17m의 로켓은 고도 4.2㎞까지 올라가 81㎞를 비행했다. 인천 고잔동 해안가에서 있었던 일이다. 민간에서는 인하대 공대가 로켓 개발에 착수했다. 1959년 개발에 나서 1960년 11월 IITO-1A를 완성하고 인천 송도 해안에서 발사에 성공한다. 1964년에는 로켓 안에 실험용 쥐를 탑승시킨 채 로켓발사에 성공했지만 1968년을 끝으로 공식적인 로켓 개발은 중단됐다.

대한민국이 우주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인천이 항공우주산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항공우주산학융합원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항공우주 분야 융·복합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인천시, 인천국제공항공사, 인하대와 함께 출연해 2017년 4월 출범한 인천산학융합원이 모태다. 지난해 항공우주산학융합원으로 이름을 변경해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중이다. 인하대는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스페이스챌린지사업'의 주관 연구개발 기관으로 선정됐다. 2025년까지 재사용 발사체 연착륙을 위한 실시간 최적 궤적 설계 기술, 메탄엔진 기반 수직이착륙 시연체 개발 등의 연구를 진행한다. 스페이스챌린지는 우주 분야의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미래선도기술을 선행 개발하기 위한 연구지원사업이다.

인천에는 항공우주산업의 엄청난 수요처인 인천공항과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남동국가산업단지 등이 있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산업계와 학계가 서로 협력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인천시가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