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노동집약적 사업
일단 산업기반 조성되면
30년 이상 안정적 수익 보장

제조업 아닌 서비스업 이해
공항과 가까운 곳 서비스 제공

인천시·민간기업 협력 중요
부품산업 집중적 키워나가야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은 6·1지방선거에서 영종지역에 항공정비단지(MRO) 및 공항경제권 조성을 약속했다. 이에 인천일보는 MRO분야 전문가 김호형(사진) 전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감독관을 만나 인천 MRO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들어보았다. 김호형 전 감독관은 한국항공대학을 졸업하고 대한항공 조종사로 32년을 일했다. 이후 MRO 분야 연구자로 대학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최근까지 에어인천 부사장 겸 운항본부장으로 일했다.

▲MRO 산업을 한마디로 설명해달라

-항공산업은 항공기제조, 항공운송, 항공기정비(MRO, Maintenance Repair Overhaul) 산업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항공기의 유지·보수·개조·정비를 하는 MRO 산업은 항공기제조 매출의 3~4배로 예상된다.

항공 MRO는 엔진정비(40%), 부품정비(22%), 운항정비(17%), 기체정비(14%), 기타(7%)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항공 MRO는 높은 정비기술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노동집약적 사업으로 높은 고용창출을 기대할 수도 있다. 일단 산업기반이 조성되면 30년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과 고용창출 효과를 얻는다. 이 때문에 인천국제공항을 품고 있는 인천시의 핵심 산업이 되어야 한다.

 

▲MRO 분야만 20여년 연구한 MRO 전문가다. 세계 MRO 산업의 규모와 성장 전망에 대해 말해달라.

-항공산업은 국가 전략산업이다. 국내총생산(GDP) 3만 달러 이상의 국가들은 항공우주산업을 GDP 대비 1%이상 투자하며 국가 차원에서 집중하여 육성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항공우주산업에 한정하여 2017년 기준 100조 원 가까이 지원했다. 1990년대 이후 항공사들은 비용절감과 항공기 운영의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항공정비를 전문 MRO 기업에 맡기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현재 31조 원으로 예상되는 아시아태평양권 항공 MRO 시장 규모는 2030년께 50조 원을 넘어 전 세계 MRO 시장의 약 40%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국내 MRO 산업의 현실은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는 세계 항공 MRO 시장이 2019년 819억 달러 대비, 10년 후인 2029년 1159억 달러로 연평균 3.4%씩 증가할 것으로 본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2019년 245억 달러 대비, 2029년 426억 달러로 연평균 5.6%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국내 항공 MRO 산업과 관련된 기업은 총 42개로 항공사 6개사, MRO 전문기업 2개사, 기타 34개사다. 이는 62% 규모의 유럽과 21% 규모의 아시아로 이루어진 세계 MRO 시장 대비 약 1.5%에 그친다. 국내 항공사들은 MRO 물량의 절반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2019년 국내 항공사가 정비 비용으로 총 2조7621억 원을 지출했는데, 중국 등 해외에 지출한 금액이 전체 비용 절반인 1조2580억 원에 달한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비용을 인천으로 끌어들이고, 나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MRO 수요도 흡수해야 할 것이다.

 

▲인천이 MRO 산업의 중심으로 성장하려면

항공 MRO 산업은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러므로 공항과 가까운 곳에서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당연히 인천국제공항의 항공정비시설 확대와 아울러 부품산업을 위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와 인천시, 민간기업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천은 기반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항공산업 중심지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 큰 틀에서 항공기 개조와 중정비 엔진 정비사업으로 이어지는 항공 MRO 산업육성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

향후 국내 항공사의 정비를 유치하기 위해서 분해·조립 등의 창정비 능력과 함께 부품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워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인터뷰·사진=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