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하차량 막은 노조원 수사
▲ 화물연대 총파업 엿새째인 12일 경기도 광명시 광명스피돔 주차장에 항구로 옮겨지지 못한 기아 수출용 신차들이 임시 주차되어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 화물연대 총파업 엿새째인 12일 경기도 광명시 광명스피돔 주차장에 항구로 옮겨지지 못한 기아 수출용 신차들이 임시 주차되어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민노총 소속 화물연대의 파업 6일째 맞이한 12일 현재 물류 대난이 현실화 되고 있다.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 교섭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노조원의 시위는 날이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다.

12일 인천일보 종합 취재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는 11일 3차 교섭을 벌였지만 서로 입장만 확인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화물연대는 문제가 된 안전운임제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해결할 것을 촉구한 반면 국토교통부는 이해당사자인 노사가 협의할 사항이란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안전운임제는 화물기사가 받는 운임에 최소한의 이익을 보장하도록 법적 근거를 둔 제도로, 2020년 한시법으로 제정돼 올해 말 기간이 끝나 폐지된다.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가 평행선을 긋는 사이 물류대난을 현실화 되고 있다.

주말 이전인 지난 10일 평택·당진항 반출입물량은 226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로 평소의 7.5% 수준으로 떨어졌다.

평택·당진항 관계자는 “신선식품이나 냉장식품 등은 비상 수송 화물 표시를 붙여서 출하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왕 내륙 컨테이너 기지(ICD)의 경우 올해 금요일 하루 평균 반출입물량은 4422TEU인데 이날 반출입물량은 441TEU로 집계됐다. 이는 평시의 10.0% 수준이다.

파업에 나선 노조원의 시위도 과격해지고 있다.

10일 오후 노조원 A씨 등 7명은 의왕 ICD 2기지 출구 앞에서 출하 차량을 가로막아 정상적인 화물 운송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다음날 경찰은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적고 조사에 협조하는 점 등을 이유로 불구속 수사하기로 하고 전원 석방했다.

▲ 경찰이 8일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 앞에서 파업 중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노조원 15명을 무더기로 체포했다./사진제공=인천일보DB
▲ 경찰이 8일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 앞에서 파업 중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노조원 15명을 무더기로 체포했다./사진제공=인천일보DB

앞서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 앞에서 불법 집회를 한 혐의로 체포된 화물연대 간부급 조합원이 10일 파업이후 첫 구속됐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현경훈 영장 판사는 업무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화물연대 대전본부 하이트진로 지부장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현 판사는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A씨는 8일 오전 8시 30분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서 출하 차량을 가로막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당시 A씨를 비롯한 화물연대 조합원 15명은 주류를 싣고 공장을 나오던 3.5t 트럭 밑으로 들어가 운행을 멈추게 하고, 구호를 외치며 화물 운송을 방해했다. 경찰은 수차례 경고 방송에도 불법 행위를 멈추지 않은 A씨 등 15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다른 14명은 불구속 조사하기로 하고 전원 석방했다.

화물연대는 “총파업은 흔들림 없이 지속될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책임지고 나서서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확대를 약속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화물차주들은 조속히 현업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화물연대와 지속적으로 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