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민영 사회부 기자
▲ 전민영 사회부 기자

 내리쬐는 햇빛이 후텁지근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5월 말.

유난히 더운 날씨에 커낼웨이에서 만난 상인들은 저마다 깊은 한숨을 쉬었다.

서울도시철도 7호선 연장 공사로 인해 고통받는다는 인천 서구 청라동 커낼웨이를 찾았다. 청라호수공원으로 이어지는 커낼웨이 상권은 수변을 따라 산책로와 40여개의 상점이 줄지어 있어 남녀노소 찾는 지역 대표 상권이다. 하지만 이제 가게 앞엔 7호선 연장공사를 위해 6m 높이 가림막이 설치된다.

“코로나19 사태만 2년 6개월이었어요. 이제야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길래 리모델링도 하고, 가맹점 재계약도 했는데 가게 바로 앞에 가림막을 세운다니요. 그냥 다 죽으란 소리예요. 먼지만 풀풀 날리는 공사장에 누가 밥 먹고 술 먹으러 오겠냐고요.”

“우리도 모두 청라 주민들이에요. 지하철 연장은 우리도 바라던 사업이었어요. 하지만 그 전에 생업에 직격탄을 입을 공사현장 근접 상인들에게 안내만 해줬다면 얼마나 좋았겠냐는 거예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영업을 정상화하는 듯했던 상인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가림막과 가게 간격은 2m. 성인 한 명이 겨우 지나다닐 정도로 좁은 간격이다.

수변을 따라 시민들이 자유롭게 다니던 산책로가 공사장으로 변하면 사실상 영업은 불가능하다.

서울도시철도 7호선 연장이 지역의 숙원사업인 만큼 상인들 또한 공사 자체에 반기를 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27년까지 이어지는 공사를 위한 가림막 설치 통보가 불과 공사 시작 한 달 전이라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

커낼웨이 상인들은 현실적인 보상책을 바라고 있다. 다가오는 착공일을 기다리는 상인들의 마음은 지금도 타들어 가고 있다.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이 마련되길, 간절히 바란다.

/전민영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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