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미래해양도시 '골든테라시티'

'석양을 즐기는 편안한 테라스' 이미지 담아 명칭 변경
휴양·주거·교육·의료·문화·교통 등 도시마케팅 활용
누구나 방문하고 싶은 해양친수공간 '서해의 제주도' 꿈꿔
▲ 영종도 전경. /인천일보DB

인천 영종도는 용유도와 삼목도, 신불도 사이 얕은 바다를 간척해서 만들어진 섬이다. 서북쪽으로는 신도, 시도, 모도, 장봉도가 있다. 서남쪽으로는 무의도, 실미도, 팔미도를 비롯한 수많은 섬들을 마주한다. 이 섬들은 지금도 크고 작은 배들로 실핏줄처럼 서로 연결되어 바다와 함께 해 온 인천이라는 도시와 사람들의 역사 그 자체다.

▲ 미단시티 사업 투시도.
▲ 미단시티 사업 투시도.

영종도 북동쪽의 작은 어항 예단포 일원에 오랜 기간 잠들어 있었던 '미단시티'의 최초 이름은 '운북복합레저단지'였다.

1998년 12월 4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에 위치한 공군부대에서 미사일 오발사고가 일어났다. 인근 주민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송도 개발을 앞둔 인천시와 국방부는 미사일기지를 영종도로 이전하는데 합의했다. 당초 인천시는 영종도 내 백운산 인근을 대상지로 검토했으나, 지역주민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최초사고가 발생한 지 5년여가 지난 2004년 1월, 백운산이 아닌 영종도 운북동에 지역주민을 위한 개발사업 추진에 합의하면서 '운북복합레저단지'가 탄생하게 됐다.

세계적인 복합레저단지 조성을 목표로 추진한 총 273만㎡(82만평) 면적의 이 도시는 당초 레저,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웰빙, 교육, 의료, 주거가 조화를 이루는 '올인원(All-in-One)', 북쪽으로 펼쳐진 해변과 남쪽의 소나무와 참나무 숲이 병풍처럼 감싸며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그린 랩소디(Green Rhapsody)' 콘셉트를 기반으로 추진됐다.

미단시티는 이러한 글로벌 국제도시의 해외 투자마케팅을 위해 외국인에게 쉽게 불릴 수 있는 이름을 새롭게 공모한 결과 선정됐다. 아름다운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뜻의 '미'와 고려시대 몽고군 침략을 피해 수도를 강화도로 옮긴 임금에게 예단을 어공하기 위한 포구였던 예단포의 '단'에서 유래됐다.

 

그러나 미단시티는 아름다운 이름과 다르게 결코 순탄한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전 세계적인 부동산 침체기가 이어져 토지매각을 위한 마케팅 초기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핵심 앵커시설인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조성하기 위해 시행자인 미단시티개발(주)(MCDC)의 최대주주인 홍콩 리포그룹과 미국 시저스가 공동으로 카지노 리조트 사전면허를 문화관광부에 신청하였으나 2013년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이후 2014년 보완된 사업계획서로 승인을 받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어 이전된 미사일기지가 또 발목을 잡았다. 당초 5성급 750실, 25층 150m로 계획된 카지노 호텔을 국방부가 군 작전상 높이를 100m로 제한토록 하면서 건축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국방부, 인천도시공사가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하였으나, 난항은 계속됐다. 이때 현 인천도시공사 이승우 사장이 군사시설의 높이를 50m 올리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국방부와 공군을 적극 설득하여 현재의 카지노 호텔은 2017년 사전심사 통과 3년 만에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 당초 계획보다 3년 늦어져 2025년 개장될 예정이다.

카지노리조트의 승인 영향으로 미단시티 전체 매각대상 용지 148만6000㎡ 중 약 50%가 매각되었으나 이 중 건축공사가 완료되었거나 진행 중인 토지는 24%에 불과하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당초 시행자인 MCDC가 철수한 후 직접 사업시행자가 된 인천도시공사는 영종도 경제자유구역의 목적에 맞게 외국자본 유치를 통해 글로벌기업을 설립하고 거주민들에게 세계적 수준의 환경을 지원하는 활기 넘치는 도시 만들기를 목표로 다양한 도시마케팅 기법을 활용한 활성화 방안을 수립 중이다.

 

무엇보다 인천국제공항과 10분 거리, 고속도로·전철 연결망과 2025년 개통 예정인 청라지구 연결 제3연륙교 등 수도권으로 연결되는 스마트한 교통인프라를 기본으로 많은 사람이 모이고 북적대는 도시를 실현할 계획이다. 인천의 정체성인 바다와 친수공간을 활용한 수도권의 휴식처와 같은 도시로서 휴양, 레저, 비즈니스와 고품격 주거가 함께 어우러진 도시로 다시 태어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거주민들에게 세계적 수준의 의료환경과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인천시와 함께 국내 최고 수준의 병원 유치에 적극 협력함과 동시에 영종도 내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인천 3개 경제자유구역 중 송도의 채드윅(Chadwick), 청라의 달튼스쿨(Dalton School) 외국인학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새로운 국제학교 유치를 위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협업 중이다. 

유치 협의 중인 국제학교는 평범한 학교건물이 아닌 모교의 전통적인 건축양식과 문화를 교사 및 교정 디자인에 반영토록 하고, 외국 명문사학이 가진 문화행사와 전통 스포츠 등의 프로그램 개설을 요청하여 방문객과 거주민이 직·간접적으로 이를 체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천도시공사의 최종 목표는 골든테라시티를 인천시민은 물론 국내외 방문객이 찾아가고 싶은 도시, 방문하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무엇보다 영종도라는 섬이 가진 풍부한 해양 친수환경을 활용하여 누구나, 언제나, 쉽게 향유할 수 있는 품격 있는 친수공간으로 재탄생 시키고자 한다.

 

현재 조성되어 있는 평범한 공원과 광장 대신 제3연륙교에 설치되는 자전거도로를 영종순환도로와 연계하여 골든테라시티와 연결하고, 해안가에 자전거 및 보행자를 위한 휴식공간과 자연친화적 보행로를 새로 설치할 예정이다. 또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공원과 광장에 특수한 조형물과 시설물을 설치하여 걷는 재미는 물론,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여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상을 상영하여 찾는 사람들 모두가 새롭고 다양한 휴식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해안가에 접한 약 4.4㎞에 달하는 드넓은 갯벌을 활용하여 거주민과 방문객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바다와 갯벌을 경험할 수 있는 워터프런트 친수공간 시설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부 제방을 철거하여 계단과 덱(deck)을 통해 쉽게 바다를 접할 수 있게 하고, 바다 조망과 함께 다영하고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독특한 시설물 설치를 위한 설계 공모를 준비 중이다.

인천의 미래는 바다와 섬에 있다. 그리고 영종도는 이러한 미래의 꿈을 시작하는 중심지임에 틀림없다. 그동안 여러 이름들을 거치며 우여곡절을 겪어온 '골든테라시티'가 마침내 새로운 이름과 함께 미래 해양도시, 사람과 바다가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미래 도시로 출발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 김재형 인천도시공사 스마트도시사업처 부장.

/김재형 인천도시공사 스마트도시사업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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