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정구 인천광역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

1년 전, 백령도 하늬해변과 진촌마을이 국가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백령도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마스코트이며 천연기념물이고 멸종위기야생생물이자 해양보호생물인 점박이물범의 국내최대번식지이다. 환경부 평가에서 생태자원인 점박이물범 보호를 위한 지역주민과 NGO의 협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지금 백령도에서는 점박이물범 생태관광을 위한 준비가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그동안 백령도 주민들은 '점박이물범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를 구성해서 점박이물범을 모니터링하고 해양정화활동을 진행했다. 생태관광지 지정과 함께 생태관광협의체를 좀 더 폭넓게 구성하고 진촌마을 담벼락과 하늬해변 가는 길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다. 물범을 이야기하는 하늬해변과 두무진 해설사들의 눈빛은 반짝반짝 빛이 난다. 얼마나 물범을 사랑스러워하는지 알 수 있다. 체계적인 생태관광프로그램이 진행되고 방문객센터가 들어서면 좀 더 많은 시민들이 점박이물범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의하면 일제강점기 황해 전역에는 8000여 마리였던 점박이물범이 지금은 1500마리 정도다.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이다. 바다가 오염되고 불법 포획으로 개체수가 급감했다. 유빙 위에서 새끼를 낳는데 지구온난화로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최근 더 심각하게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지속가능한 점박이물범 생태관광을 위해서는 해양환경이 보호되고 지구온난화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생태관광은 대중관광이 아니다. 보통 관광을 굴뚝 없는 산업이라 한다. 생태관광은 많은 관광객을 유치해서 수익을 내는 그런 관광이 결코 아니다. 많은 관광지들이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관광으로 환경이 훼손되는 경우 또한 적지 않다. 생태관광은 생태와 경관을 보전하면서 자연생태를 체험하고 또 배우는 관광이다.

점박이물범 이외에도 백령도에는 생태경관자원이 많다. 하늬해변의 맨틀포획암분포지, 콩돌해안, 사곶해변, 습곡구조는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이고 두무진은 명승이다. 모두 국가지질공원 지질명소인데 각각의 경관적 가치와 학술적 가치 등을 좀 더 조사연구하고 잘 알릴 필요가 있다. 파도에 콩돌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일품인 콩돌해안, 비행기가 뜨고 내렸던 천연비행장 사곶해변, 지금은 논이 되고 호수가 된 가을리와 북포리 갯벌까지. 좁은 공간이지만 다양한 지질퇴적층의 형성과정이 학술적으로 규명된다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백령, 대청, 소청도는 2019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았다. 다양한 지질명소로 국가지질공원의 가치가 차고도 넘침은 잘 알려져 있다. 지금 인천시는 국가지질공원을 넘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준비하고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 주목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해양쓰레기도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하늬해변이나 두무진, 사곶해변 등 중요한 지질명소 해안가에 떠밀려온 페트병 10개 중 9개가 중국산이다. 안타깝게 고사한 천연기념물 무궁화를 기억하며 새우말과 거머리말 등 바닷속 식물자원들도 주목해야 한다.

역사문화자원들도 다시 되살려야 한다. 백령면사무소가 있는 진촌은 백령진이 있었던 곳이다. '진촌', '성밑' 등 지명에서 어렵지 않게 그 흔적을 알 수 있다.

심청각과 연봉바위 등은 백령도가 황해해양로드의 거점이었다는 증거이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당시 서해5도가 남쪽 땅이 된 사연 등 생태자원 이외에 서해5도와 주변 바다만의 주민과 역사문화가 있다.

인천 곳곳에서는 생태자원들이 많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생태관광도, 지질공원도 행정지원과 함께 주민참여가 핵심이다. 한걸음 한걸음 묵묵하지만 꿋꿋하게 나아가다 보면 환경특별시는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서게 될 것이다. 올 여름 환경특별시 인천의 섬과 바다에서 마스크를 벗고 점박이물범을 만나자. 멸종위기종과 이웃생명들이 어울리는 황해와 지구를 꿈꾸자.

/장정구 인천광역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