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7호이자 세계문화유산인 남한산성 성곽이 훼손되고 사적지가 밭으로 등록되는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경기도 감사에 적발됐다.

경기도는 지난 1월 경기도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이하 센터)에 대해 종합감사를 벌여 남한산성 성곽의 체계적인 보존·정비 소홀 등 6건을 지적했다고 16일 밝혔다.

센터는 남한산성 여장(女牆: 몸을 숨겨 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성 위에 낮게 덧쌓은 담)을 1975년부터 보수 중이지만,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훼손이 상당수 발생했다.

여장은 돌 사이에 흙을 채우고 미장을 하는 축조 방식이기 때문에 수분 침투로 인해 쉽게 훼손돼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시 점검·관리가 필요하다.

또 여장이 훼손됐는데도 정기점검표를 작성하지 않았고,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시행해야 하는 종합정비계획에 대한 연차별 시행계획도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남한산성 행궁 주변 문화재보호구역이 지목상 사적지가 아닌 전(밭)이나 임야 등으로 등록돼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해당 구역에는 사찰·화장실 등 건축물이 설치됐거나 탐방로로 조성돼 있는데, 면적은 5만4149㎡에 달했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된 남한산성은 문화재청으로부터 국비를 받아 보수·정비한다.

지난 3년간 여장 보수를 위해 편성된 예산액이 6억6000만원으로, 종합정비계획에서 제시한 16억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문화재 보존관리를 위한 문화재청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에 중장기 종합정비계획과 연차별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정비 사업의 추진사항에 대해 매년 자체 확인 평가와 정기점검을 하는 등 여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시정 처분했다.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