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추락사·혹서기 중단 등
작년 8월부터 수차례 작업 멈춰
준공 지연·부실시공 우려 불안
탄원서명운동 600명 이상 동참

쌍용 '준공지연 절대 없다' 단언
시, 현장 찾아 시공사 대책 주문
쌍용 더 플래티넘 오목천역 조감도.
쌍용 더 플래티넘 오목천역 조감도.

수원시 한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공사 지연' 논란으로 1년 가까이 불안을 호소하는 일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 공사가 여러 번 중단되고 일정이 늦춰진 바 있는데, 입주예정자들은 준공 기한이 바짝 다가오자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집단행동에 나섰다.

5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쌍용 더 플래티넘 오목천역 입주예정자들은 최근 시공사 측의 촉박한 공사일정 탓에 입주 지연, 부실시공 등이 우려된다는 내용으로 항의하고 있다. 실태조사 요청 등의 내용으로 시에 공식 접수된 민원도 약 300건에 달한다.

오목천동 482-2 일대에 들어설 해당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22층 10개 동 930세대 규모로, 오는 9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시공사는 쌍용건설로, 현재 골조공사를 막 끝낸 단계다.

입주예정자들은 '공정률'을 둘러싼 문제를 계속 제기해왔다. 시작은 지난해 8월쯤부터다. 당시 쌍용건설은 타워크레인 작업자 휴가, 혹서기 작업중단 등을 이유로 작업 지연을 통보했다. 지연은 수차례 반복됐고, 입주예정자들은 그때마다 시공사 측과 다퉜다. 게다가 두 달여쯤 지난 10월, 신축현장에서 노동자가 콘크리트를 채워 넣는 작업 중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골조공사가 중단되기 이르렀다. 사고수습 및 고용노동부, 경찰 등의 조사가 진행돼 한 달 넘게 간단한 소규모 작업만 진행할 수 있었다. 골조공사는 철재, 콘크리트 등으로 건축물 뼈대를 세우는 기초적인 과정이다.

입주예정자들은 12월 돼서야 시공사 측과 만나 각종 사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당시 공정률은 49%에 못 미친다는 것을 파악하고 나서 불안감이 급속 확산했다. 이들은 올 1월부터 법무법인을 선임해 회사측에 해명을 요구했으나, 명쾌한 답은 듣지 못했다.

또 입주예정자 협의회가 확인한 결과, 1월부터 4개월간 공정률이 약 51%에서 63%로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시에서도 통상 아파트 공사보다 공정 진척이 느리다는 의견을 낸 상태다. 그러는 사이 입주는 넉 달 남짓 남게 됐고, 결국 강한 반발을 불렀다.

이들은 지난달 말부터 탄원 서명운동에 돌입했고, 조만간 시에 찾아가 전달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600명 이상이 동참했다. 쌍용건설은 이달 현장 설명회를 개최하겠다고 안내했지만, 이마저도 극소수 인원 제한 등을 두면서 형식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입주예정자 협의회 관계자는 “주민들은 노동자 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장 수습 이전까지 항의를 자제하는 등 협조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했다”며 “그런데 시공사는 수차례 투명한 정보공개와 설명 요청에도 거절 또는 약속 취소로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고 발끈했다. 이어 “이번 설명회도 고작 5명의 주민만 참여를 허락해 전체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부실시공이 사회적 문제인 만큼, 지자체에서 행정적으로 적극 중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쌍용건설 관계자는 “감리단을 통해 정확한 자재를 투입하고 품질에 지장이 없도록 공사 중”이라며 “사고 발생, 날씨 영향 등 원인으로 공사가 늦어진 건 사실이지만 주민들이 우려하는 준공 지연은 절대 없다”고 설명했다.

수원시는 주민과 수시적으로 소통하면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의 민원이 쇄도해 현장에 직접 나가보기도 하고, 시공사에 적절한 대책을 주문했다”면서 “다만 법적으로 시에서 설명회 개최 등의 일을 강제할 방법이 없는데, 주민 피해가 없도록 최대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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