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 합창단이 인천5.3항쟁계승대회 기념식에서 ‘그날이 오면’, ‘바위처럼’을 공연하고 있다

인천 5.3항쟁 36주년을 기념하는 ‘인천5.3민주항쟁계승대회’가 3일 오후 주안 쉼터공원(옛 시민회관 터)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사)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와 민주노총인천지역본부, (사)인천민예총,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인천지역연대, 인천청년유니온, 인천평화복지연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공동 주관했다.

이우재 (사)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은 대회사에서 “36년 전 오늘 바로 이 자리에서 수많은 인천시민, 노동자, 학생들이 모여 목청껏 민주주의를 외쳤다”며 “그 투쟁은 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차별 없는 세상, 노동해방, 모든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세상을 위해 시대가 우리를 다시 부르고 있다”면서 “민주주의가 우리를 부른다면 다시 한번 기꺼이 현장에 서겠다”고 역설했다.

▲ 이우재 사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합창 공연 순서에서 부평꿈마중 합창단은 창작곡 부평깡시장..과 김민기 노래 ‘천리길’ 등 2곡을 선보였다. 2016년 창단한 이 합창단은 부평공부방 등 4곳의 지역아동센터 아동 청소년과 지역주민들을 중심으로 10년째 정기연주회를 이어오는 마을 합창단이다.

이어 이원영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상임이사는 축사를 통해 “5.3항쟁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을 현재로 계승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다시 실질적이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완성해 나갈 것인가를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상임이사는 “36년 전 이 자리에서 민주주의를 외쳤던 모든 분이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함께 해 주실 것을 당부드리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역시 이 땅의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민규 인천청년유니온 위원장은 “현재를 사는 청년들은 민주주의에 목말라하고 있다”며 “청년들을 이기적으로 만든 것은 더 이상 이기적이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고 내 삶을 지탱할 수조차 없는 사회”라고 주장했다.

▲ 부평꿈마중합창단이 창작곡 부평과 천리길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이것들을 올바르게 사회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것이 5.3항쟁을 계승하는 정신이고 6월 항쟁 7.8.9 노동자 대투쟁이 이어온 민주주의”라면서 “청년들이 스스로의 손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두 번째 기념공연에 나선 5.3 합창단은 ‘그날이 오면’과 ‘바위처럼’ 등 2곡을 연주했다. 지난 2017년 5.3 민주항쟁 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인천시민합창단’으로 출범한 합창단원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매주 금요일 부평아트센터에 모여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행사 마지막 순서로 박세원 (사)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부이사장과 서선주 민주노총인천지역본부 전략조직부장, 김민규 인천청년유니온 위원장 등 3명이 행사 참가자들을 대표해 ‘제36주년 인천5.3 민주항쟁 시민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인천의 노동자들은 해고와 복직을 반복해가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 투쟁을 벌이고 있고, 인천시민들은 서해5도와 하강 하구를 접경에 두고 분단의 아픔과 위협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 박세원 (사)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부이사장 등이 기념식 참가자들을 대표해 5.3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어 “자본의 멈출 줄 모르는 탐욕과 개발로 미래세대의 삶터들은 파괴되고 있다”며 “영흥화력석탄화력발전소, 수도권매립지, 갯벌 파괴 등 환경문제는 자연생태계의 위협을 넘어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기후 위기로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위험과 차별을 넘어 ‘안전하고 평등한 일터’로 △혐오와 경쟁을 넘어 ‘연대와 협력의 사회’로 △분단과 전쟁을 넘어 ‘평화와 화해의 한반도’로 △생태계 파괴를 넘어 ‘공존과 상생의 지구’로 향하기 위해 “미래세대와 함께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손잡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본 행사에 앞서 열린 식전 행사는 5.3 항쟁의 주 무대였던 주안역 남광장에서 주안 쉼터공원까지 30분간 걷기 행진으로 진행됐다.

한편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5.3 항쟁 36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4일까지 인천시청 애뜰광장에서 ‘인천5.3항쟁 사진전’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4월 28일부터 5월 8일까지 5.3Km 구간을 걷는 ‘비대면 걷기’와 ‘퀴즈풀이’를 이어가고 있다. 5월 30일 오후 3시 인천민주화운동센터 3층 회의실에서 ‘인천5.3민주항쟁연구논문 중간 발표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글·사진 = 정찬흥 기자 report6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