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지 기준 사업·제도 많아
정부 '지역발전' 기조와도 궤
자체판단 어려워 일선 혼란
업·직종·상황별 융통성 요구
지역범위 등 세밀원칙도 필요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안양시 공공기관의 '거주지 제한' 채용을 '불평등 행위'로 규정하면서 경기도내 다른 공공기관들이 난처한 상황이 됐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공공기관 평가지표로 지역 일자리 창출 부분을 활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런 내용을 반영할지를 고민해야 할 판이다.
▶인천일보 4월14일자 1면 : '“공공기관 채용시 거주지 제한은 차별” 파장 예고'
14일 도내 공공기관 등에 따르면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7일 안양시청소년재단의 '거주지 제한' 직원 공개채용을 '차별'로 규정하고 시정 명령 조치를 내렸다.
헌법 및 국가인권위원회법 등에선 출신 지역 등을 이유로 고용·교육·훈련 등에 합리적 이유 없이 특정인을 우대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인권위 결정에 대해 공공기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공기관은 인권위 결정을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도 쉽지 않아서다.
직원채용에 '거주지 제한'을 두는 것은 지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으로서 마땅히 내걸 수 있는 조건이라는 의견이 많다.
지역 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 지역민들을 우선 고용, 지역 고용률을 높이는 건 정부의 '지역 발전' 기조에도 궤를 같이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경기도에서 매년 시행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선 일자리 창출 및 일자리 질 개선 등을 점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들은 또 세밀한 채용 원칙을 정해 혼란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선 현장에선 계약직을 뽑을 때 거주지 제한을 두지 않고 있지만, '새-일 공공일자리사업' 등 다른 유형의 채용 과정에서는 제한하는 경우가 발생해 혼선이 일고 있다.
한 지역 공공기관 관계자는 “(이번 인권위 결정에는) 채용 업·직종에 따라 거주지 제한 적용을 구분하거나 지원자가 없을 시 거주지 제한을 허용하는 등의 융통성이 없다”며 “공공기관 평가에서도 (지역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관련 항목을 살펴보는데, 아쉬운 결정 같다”고 말했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거주지를 기준으로 연결되는 제도들이 많아 단순히 '거주 지역'을 기준으로 내린 이번 인권위 결정이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범위가 클 것”이라며 “지역 일자리 사업은 지역 인력과 지역 기업체를 매칭 해야 하는데 (지역 제한을 차별로 본다면) 진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거주지)'의 범위를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서도 기초지자체로 한정하느냐, 광역지자체로 넓히느냐 등 차별의 기준을 허용할 해석의 범위가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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