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휴어기 끝…오늘부터 조업
어민, 출항 전날 어구 손질 구슬땀
“이제야 봄 시작된 것 같아” 웃음꽃
치어량 지난해 수준 풍년 기대감
모처럼 손님맞이 준비에 섬 활기
▲ 6일 오후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한 어민이 꽃게 그물을 손질하고 있는 모습.
▲ 6일 오후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한 어민이 꽃게 그물을 손질하고 있는 모습.

“꽃게 풍년을 바라는 어민들 마음에 연평도가 들썩입니다.”

서해 최북단 인천 옹진군 연평도 어민들이 휴어기를 끝내고 7일부터 봄 꽃게잡이에 나선다.

꽃게 조업 첫 출항 전날인 6일 오후 연평도 어민들은 꽃게잡이 어구 손질에 한창이다. 넓은 공터에 그물을 펼쳐 놓고, 찢어진 곳들을 바늘로 꿰맸다. 이어진 그물은 길게 늘어져 공터를 가득 메웠다. 어민 어깨 뒤로는 꽃게잡이용 통발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9t짜리 꽃게잡이 선박을 운항하는 박모(60)씨는 “섬 전체가 봄 꽃게잡이 준비에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며 “어구를 손질하니 이제야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된 것 같다. 올해도 지난해만 같이 꽃게가 많이 잡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어민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만선을 꿈꾸고 있다.

올해 치어(알에서 깬 지 얼마 안 되는 어린 물고기)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바다에 보여 어민들은 꽃게 작황이 좋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민 차모(62)씨는 “겨우내 봄이 오기만을 기다렸는데 드디어 바다를 나가니 들뜬다”며 “치어가 많은 걸 보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꽃게 풍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매일 배 한가득 꽃게를 실어 올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섬 주민들도 봄 꽃게가 뭍으로 나오기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집집마다 꽃게를 판다고 알리는 안내문도 붙이기 시작하면서 연평도는 모처럼 손님맞이 준비에 분주했다.

꽃게 판매 일을 하는 문모(62)씨는 “곧 시작될 꽃게잡이로 섬에 활기가 돋는다”며 “봄 꽃게잡이가 잘돼야 어민들도 신이 나고, 지역 경제도 살아난다. 올 한해도 꽃게가 많이 잡혀 힘껏 시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꽃게와 함께 중국어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중부해양경찰청 서해5도 특별경비단에 따르면 이날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 약 100척이 넘는 불법 중국어선이 출몰했다.

해경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190여척의 중국어선이 출몰했지만 적극적인 대응으로 올해는 출몰 횟수가 줄어들었다”며 “올해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단속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연평도=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