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배우며 사회성 쑥쑥…큰 빛으로 자란다

2020년 초·중 통합한 미래형 학교
도 최북단 농촌학교 한계 극복 노력

통합 도서관·교육과정 운영 '한 울타리'
영국의회 모티브 자치회의실·가온마당
늘배움 문화학교, 전문가 초청 평생교육

운동회·통일 하이킹·한복 입는 날 운영
초-중 학생간 멘토-멘티 프로그램 효과
핵가족 사회 단점 극복 … 사회성 함양
▲ 연천군 대광초중학교 전경. /사진제공=대광초중학교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큰 빛을 발하는 행복학교'

경기도 최북단 연천군에 있는 대광초중학교는 지난 2020년 3월 1일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통합한 미래형 학교다. 대광초중학교는 통합운영학교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지난 2년간 경기도교육청 지정 경기미래학교 정책연구학교를 운영하며 통합학교의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농촌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학교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교육공동체 모두 힘쓰고 있다.

 

▲ 연천군 대광초중학교 카페 공간./사진제공=대광초중학교

대광초중학교의 초·중 연계 교육과정 운영은 '한울타리'를 강조한다.
먼저 물리적인 환경 통합에 나섰다. 교무실을 통합해 초·중학교 교사가 함께 근무하며, 행정실과 교장실도 1개로 합쳤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건물 사이에는 통합 도서관을 만들고 학생들이 모이는 곳으로 만들었다. 도서관 앞쪽 화단에는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과 교직원이 만나는 광장을 조성했고, 학생들이 자연과 더불어 사색하고 독서하며 뛰어놀 수 있는 다목적 학습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활발한 토의와 토론을 통해 학교의 모습을 만들어가도록 학생자치 활성화도 힘썼다. 학교 학생자치회의실은 영국의회 회의장을 모티브로 만들었고, 접근성이 좋은 공간에는 '가온마당'을 만들어 모든 학생이 친구들과 함께 정다운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학교 중앙 현관은 기존의 형태를 완전히 탈피했다. 현관에는 카페형 모임 광장이 들어섰으며, 학생은 물론 지역주민들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방과 후 활동과 교육활동을 하기도 한다.

 

▲ 연천군 대광초중학교 통일 하이킹 모습. /사진제공=대광초중학교
▲ 연천군 대광초중학교 통일하이킹 모습. /사진제공=대광초중학교

대광초중학교 통합을 위한 두 번째 과제는 시스템이었다.
성공적이고 지속적인 통합 운영을 위해서 시스템을 합치기로 교육공동체는 의견을 모았다. 수차례 토론 결과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구분 없는 6개 부서 체제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업무 간소화와 교육과정 중심의 조직 변화 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학사일정 시스템도 합쳐 입학식, 졸업식 등 기본적인 일정은 물론 다양한 체험학습, 교육주간 등도 통합했다.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 교직원회 등도 통합해 실질적인 통합운영학교의 면모를 구성하고 있으며 지역으로 교육을 확장해 평생교육인 '늘배움 문화학교'를 개설하고 지역의 전문가를 초청해 희망하는 지역주민들에게 요가와 꽃꽂이, 목공 등의 강좌를 열고 있다.올해는 그 범위를 더욱 넓여갈 계획이다.

 

▲ 연천군 대광초중학교 명랑운동회 모습. /사진제공=대광초중학교

세 번째는 교육과정과 수업의 통합이다.
대광초중학교는 개교와 함께 '미래학교의 통합 운영 연계 교육과정 개발'이라는 주제의 도교육청 지정 정책연구학교로서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는 교육부 지정 초·중 통합운영학교 시범학교로 통합교육과정 운영 모델 개발에 힘쓰고 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교사들은 지속적인 교원 워크숍을 통해 서로 다른 학교급의 교육과정 체계, 내용과 평가 등을 연구 분석해 통합된 교육과정 개발에 나선다.

이런 고민은 다양한 형태로 교육과정을 통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유치원 유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전교생이 참여하는 '명랑운동회', 모든 학생이 분단의 현실을 살피고 통일미래 조국을 상상하는 '통일기원 하이킹', 전통문화의 얼을 되새기는 '한복 입는 날', 학기 말 2주에 걸친 '학생주도형 프로젝트 학습활동' 등을 모두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 대광초중학교 통합연계수업 역사 교과./사진제공=대광초중학교

일상적인 수업에서도 빈번하게 초중연계 협력 학습이 진행된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과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국어 과목을 통해 글쓰기를 배우며, 학년 초부터 학년 말까지 공동 학습활동을 해 하나의 완성된 문집을 만든다. 그러면서 중학교 학생들은 초등학교 학생들 앞에서보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며 더 깊고 더 넓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되며, 초등학교 학생은 보다 심화한 학습활동을 하며 창의적 사고력과 자기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기른다.

 

▲ 연천군 대광초중학교 낙낙제 모습. /사진제공=대광초중학교

대광초중학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간 멘토-멘티 학생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학생들의 학습적, 정서적 지원을 통해 초·중 통합학교만의 시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안선근 대광초중학교 교장은 “초중 통합학교의 장점 중의 하나가 핵가족 사회의 단점을 극복해 줄 수 있는 여건이 잘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라며 “실례로 중학교 학생들이 봉사활동으로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책 읽어주기, 놀아주기 등으로 아침 시간을 함께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핵가족 사회에서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끼고 이해하며 바람직한 사회성을 함양하는 귀중한 시간을 갖고 있다”고 했다.

대광초중통합학교에서 중학교 과정을 배우고 있는 한온유 학생은 “대광초중학교의 장점은 학생이 주도해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치회 활동을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함께 하다 보니, 서로를 이해하고 초등학교 동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도와주고 함께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성장할 수 있고, 활동에 참여하며 우리가 모두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배우게 됐다”며 “'나 하나쯤 없어도 된다'는 생각보다는 함께해야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활동에 참여했고, 학생 주도활동을 통해 배려심과 협동심, 대인관계 능력을 배우고 성장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 안선근 대광초중학교 교장./사진제공=대광초중학교

“접경지 학교 한계 극복 … 새로운 미래학교 모델 만들 것”

“학생들의 신나는 배움 활동이 일어나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광초중학교 초대 교장인 안선근 교장은 평소 교육에 대한 생각을 밝히며 '행복'을 강조했다.

안 교장은 “접경지 농촌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학교의 모델을 만들어간다는 사명감으로 지난 3년간 교직원과 함께 많은 고민과 연구를 거듭했다”며 “올해는 일반 통합학교에도 적용 가능한 매뉴얼을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이 자신의 소질과 특기를 길러 꿈을 기르며 미래사회를 주도할 역량을 기르며 배움과 실천의 주인공이 되는 행복한 학교로 나아가고 있다”며 “절대 쉽지 않은 '초중통합학교'라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학생들이 날마다 각자의 학습활동으로 얻는 기쁨을 누리는 것을 볼 때마다 만족감을 느낀다”고 했다.

대광초중학교가 있는 연천군 신서면에는 많은 군사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지역사회는 점진적으로 침체됐고, 지역주민 중 65세 이상이 38%에 달한다. 아이는 줄어들었고 오랜 전통을 자랑하던 대광초와 대광중 모두 통합하거나 폐교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지역주민과 동문의 목소리에 힘입어 폐교를 막았고 결국 초·중 통합학교로 재탄생했다.

안 교장은 지역사회에서 학교의 역할을 강조한다.

안 교장은 “통합학교로 새롭게 출발해 미래형 학교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본교 50여명 교직원은 지역사회를 살리고 교육의 르네상스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교육이 국가의 미래이며 희망이다. 즉 학생이 우리 사회의 미래이며, 매우 소중한 미래사회의 자원이다”며 “국가의 미래를 사랑하는 학생들의 두 어깨에 달려있다. 이렇게 소중한 학생들에게 보다 더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을과 학교가 힘을 합쳐나가야 한다”고 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