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기준 중기대출 비율
시중銀 38.3% … 지방銀 57.9%
정성 정보통해 신용평가 유리
기업 자금 효율적 공급 가능
선거 시계가 대통령선거를 지나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이어지는 동안, 여야 구분 없이 '인천 경제를 위한 은행'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부산, 대구, 제주, 광주 등을 중심으로 존재 중인 '지역에 기반해 은행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가 인천에도 필요하다는 큰 틀은 양당이 같아 보이는데 각자 부르는 이름에선 온도 차가 감지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인 지난 1월 인천을 찾아 이를 '지방은행'이라고 했고,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 14일 기자들 앞에서 이를 '공공은행'이라고 언급했다.
1998년 6월29일, 인천·경기 자금줄 역할을 해온 경기은행이 부실은행 꼬리표를 달고 퇴출당한 뒤 24년이 흐른 지금, 대선과 지선을 거치며 인천은행 설립 논의가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인천일보는 '선거 국면이 키운 지방은행 논의' 기획 상_하편을 통해 이 상황을 진단해본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살펴보니, 국민이나 하나, 우리, 신한,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한국씨티 등 국내 6개 시중은행 원화 대출금은 2020년 말 기준 1083조8069억원을 기록했다. 1084조원에 가까운 대출 금액 가운데 38.3%인 414조7239억원은 중소기업 몫으로 돌아갔다.
대구, 부산, 광주, 제주, 전북, 경남까지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에서도 살아남은 6개 지방은행에선 어떨까. 대출금으로 총 160조7585억원을 풀면서 57.9%인 93조750억원은 중소기업에 투입했다.
38.3%대 57.9%. 지역 중소기업을 향한 집중은 지방은행이 지닌 여러 순기능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이다. 물론, 지방은행은 대출증가분의 60%를 중소기업에 빌려줘야 하는 중소기업대출비율제도가 한몫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대출 비율이 45%인 점을 고려할 때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상관없이 지방은행들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내 자금 순환을 위한 자금 중개라는 각자 역할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모습이다.
인천이 국내 경제를 담당하는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던 원동력엔 중소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다만, 만성적인 불경기에 더해 전통 제조업 부진의 이유로 기업마다 눈덩이처럼 커진 빚을 짊어지고도 자금난에 허덕이는 점은 풀기 어려운 숙제로 남았다.
2021년 인천지역 예금은행 기업대출금 54조4768억원에서 중소기업 대출금은 92.4%인 50조361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만 하더라도 41조2209억원이던 예금은행 중소기업 대출금은 3년 새 22.2% 급증했다.
경기 확장기에 대출을 증가시키고 경기 침체기에 대출을 회수하는 등 경기 동행적인 성향이 강한 시중은행과 달리 지방은행은 중소기업 밀착형이다 보니 제조업 중심의 지역 경제에 효율적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은 2019년 '우리나라 지방은행의 발전방안' 보고서를 통해 “지방은행은 지역 중소기업들 경영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경기 동행적 대출 성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라며 “지역기업의 정성 정보를 많이 획득할 수 있어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시 신용평가에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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