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 공론장으로 자리잡은 ‘시민시장 대토론회’에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반환 이후의 밑그림이 그려진다. 일제강점기 무기공장이 들어선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80여년 동안 단절됐던 ‘금단의 땅’을 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절차도 본격화한다.

인천시는 이달 31일 캠프마켓 잔디마당에서 인천 시민시장 대토론회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시민시장과 함께 그리는 캠프마켓’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시민시장 대토론회는 인천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다. 인천시민 누구나 토론에 참가할 수 있다. 이달 14일까지 시 홈페이지, 전화 등을 통해 참가 신청이 가능하다.

부평구 산곡동에 위치한 캠프마켓 공원 예정 부지는 반환공여구역 44만㎡, 부영공원 12만9000㎡ 등 총 60만4938㎡에 이른다. 일제강점기였던 1939년 한강 이남 최대 군수공장인 ‘일본 육군 조병창’이 지어졌고, 해방 이후 미군 군수지원사령부 ‘애스컴시티’로 쓰였던 곳이다. 1970년대 애스컴 시티가 해체됐지만, 캠프마켓이 주둔해 도심 한복판에서 ‘고립된 섬’처럼 남아 있었다. 지난 2019년 12월 캠프마켓 ‘즉시 반환’ 발표 이후 토양오염 정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토론에선 80여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캠프마켓의 미래가 그려진다. 토론에 앞서 참가자들은 현장을 돌아보고, 캠프마켓 반환·개방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시 관계자는 “시민시장 아이디어와 의견을 듣고, 이를 캠프마켓 공원 조성 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민 공론화를 통해 공원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타당성을 분석하는 ‘캠프마켓 마스터플랜 용역’은 오는 4월부터 내년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시민시장 대토론회는 2018년 민선7기 출범 이후 시작돼 이번이 여덟 번째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인천형 뉴딜’ 대표 사업, 코로나19 이후 시정 과제 등이 다뤄졌다. 시 관계자는 “원탁 토론에서 우수 제안으로 선정된 47건은 각 부서에서 사업을 완료했거나 추진 중”이라며 “이번 대토론회를 통해 80여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캠프마켓이 소통과 공존의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