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특별기여자 인천에 14가구
봉사자들과 떡국 나눠 먹으며 웃음
빠른 적응 위해 한글·문화 익히기
“모국에 남은 가족 걱정돼” 고뇌도
▲ 인천에 정착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A(29·여·왼쪽 두 번째)씨와 B(23·여·왼쪽 세 번째)씨가 26일 오후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설맞이 떡국만들기' 행사에서 떡국을 맛보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하루빨리 한국 문화와 음식, 언어에 익숙해지고 싶어요.”

26일 오후 2시30분 인천 미추홀구 문학동.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A(29·여)씨는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봉사자들과 함께 떡국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팔팔 끓고 있는 떡국을 국자로 휘휘 저으며 간을 본 A씨는 방긋 웃으며 “맛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빠르게 한국 문화에 적응하고 싶어서 서툴지만 한국어를 쓰려고 노력했다. 밤마다 두 아이를 재우고 나면 곧바로 한국어책을 읽으며 공부를 하고 있다.

인천에 정착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이 우리나라 명절인 '설날'을 처음으로 맞는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 따르면 현재 인천에는 아프간 특별기여자 14가구가 정착했다. 이들은 충북 진천과 전남 여수 등에서 직업훈련과 언어·문화 교육을 받은 뒤 이달 7일 인천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A씨의 남편은 남동구 내 한 제조업체에 취업했다.

A씨는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낼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며 “아이들을 위해서 앞으로 한국에 잘 적응해 지내고 싶다. 그러려면 한국어와 문화 등을 빨리 익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모국에 남겨진 가족이 있는데 힘든 상태여서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아프간에도 새해맞이 행사가 있다. 아프간은 봄이 시작되는 날에 새해 행사를 연다는 게 이들 설명이다. 이때 한국처럼 음식을 차려 먹곤 한다.

A씨는 “아프간에서도 새해를 알리는 행사가 있다”며 “아이들이 첫 등교를 하고, 봄이 시작되는 날이다. 아마 한국 날로 3월22일쯤인데 이때 쌀, 닭, 시금치 등의 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고 설명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는 이들의 적응을 위해 봉사원 결연 맺음을 통해 정착 도우미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위기상황으로 한국에 정착하게 된 아프간 특별기여자분들의 어려움이 분명 많을 것”이라며 “타국에 무사히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