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선별진료소 장사진
주민 “감기 같은 감염병 된 듯”
친구 만날 생각 일찌감치 접어
방역대책 오리무중 한숨 가득
명절 앞두고 전통시장 발길 뚝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1만명을 넘은 26일 인천시청 앞 임시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1만명을 넘은 26일 인천시청 앞 임시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하루 확진자가 1만명이 넘었다니, 믿기지 않는 숫자네요.”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명을 돌파하자 인천지역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며 체념하는 분위기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만3012명이라고 밝혔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은 것은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년여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하루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인천지역 주민들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될지 모른다는 우려에 불안감을 털어놨다.

이날 서구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등 각 지역 선별진료소에는 이른아침부터 검체검사를 위한 사람들로 긴줄이 늘어섰다.

동구 주민 이모(56)씨는 “코로나19가 이제는 그냥 감기 같은 감염병이 돼 버린 것 같다”며 “코로나는 어디에나 있는 듯해서 생활하는데 너무 불편하다. 지금도 바깥 외출을 자제하는 편인데 얼마나 더 조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긴 명절 연휴를 앞두고 약속을 잡아뒀던 사람들은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김모(29)씨는 “이번 주말은 연휴가 곧바로 이어져서 친구들과 오랜만에 얼굴을 보려고 했는데 1만명이 넘었다는 얘기에 약속을 취소했다”며 “다음 달에 잡아둔 약속들도 줄줄이 있는데 이것도 취소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감염 확산세를 늦추기 위해 수시로 바뀌는 방역대책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음식점을 하는 박모(48)씨는 “툭하면 바뀌는 방역대책을 그동안 열심히 따르면서 확산세가 줄어들기만 바랐는데 왜 더 늘어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1만명까지 나온 상황에서 정부는 또 어떤 방역대책을 내놓을지 벌써 걱정”이라고 말했다.

명절 대목을 앞둔 전통시장 상인들은 끝나지 않는 터널을 걷는 기분이라며 체념했다. 코로나19 감염 걱정으로 사람들이 외출을 안 하면서 시장을 찾는 발길들이 뚝 끊겨 버렸기 때문이다.

과일 가게를 하는 김모(67)씨는 “동네 장사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이젠 돈을 벌기보단 매번 찾아주는 단골들 때문에 문을 연다”며 “경제적인 부분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될 수 없을 것 같다.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