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차세대 쇄빙선 건조사업 공고
5년 연구개발비 2774억원 이내 지원

부산, 극지연구소 이전 요구 이어
모항 유치안 연구…해수부 등 논의

인천, 극지센터 추진 수정위에 발목
'극지연구소 존치' 최우선 추진
▲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21일 인천항을 떠나 70일간의 북극 항해에 나선다. /사진제공=극지연구소
▲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사진제공=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 이전' 요구에 이어 부산시가 쇄빙연구선 모항 지위까지 노리면서 '극지관문도시 선점'에 또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를 공식화한 가운데, 국내 최초 쇄빙선 '아라온호'의 모항인 인천은 '극지연구소 존치'에 매달리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사업 신규과제 선정계획'을 공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5년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100명이 승선할 수 있는 규모로 건조된다.

정부는 2774억원 이내에서 개발비를 지원한다. 해수부는 “기후변화 대응, 수산자원 확보 등 국가적 극지 이슈 해결을 위해 아라온호 한계를 극복하고, 북극해 연구 수행이 가능한 친환경 쇄빙연구선을 건조한다”고 설명했다.

제2쇄빙연구선으로 알려진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2018년 고배를 마신 이후 지난해 6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극지연구소의 숙원 사업이기도 하다. 지난 2009년 건조된 국내 최초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는 인천을 모항으로 삼아 연간 300일 이상 운항되고 있다.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가 닻을 올렸지만 극지연구 거점 지위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인천과 부산의 분위기는 상반된다. 부산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극지연구 인프라 구축으로 지역산업을 연계 육성한다”며 '차세대 쇄빙연구선 부산 모항 유치 방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쇄빙연구선 건조 지원과 모항 유치도 해수부, 극지연구소와 협의한다고 밝혔다.

반면 아라온호 모항이자 극지연구소 소재지인 인천시는 차세대 쇄빙연구선과 관련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해수부가 극지연구소 인근에 건립하는 '극지연구 실용화 협력센터'가 수도권정비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려 사업이 지연된 데 이어 극지연구 중심지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부산시는 한발 더 나아가 대선을 앞두고 '극지연구소 이전'을 재차 공식화했다. 부산시는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극지연구소 부산 이전 추진 등 극지산업 육성 인프라 조성”을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인천시 해양항만과 관계자는 “극지연구 실용화 협력센터 건립이 본격화하자 부산이 경각심을 갖고 대응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극지연구 홍보, 시민정책네트워크 공유 등을 통한 극지연구소 존치를 우선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