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명세서 개선…물류 정상화 '공'

중국산 잡화 소량 화물 관련 개선
'성실 수입 신고 문화' 자리매김
“직원들 합심 결과”…올해도 의지
▲ 이승희 관세행정관이 중구에 위치한 인천본부세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이승희(42) 인천본부세관 관세행정관은 지난해 해상화물 포장명세서 정상화를 통해 인천항 화물의 통관 물류를 개선한 크게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올해의 인천세관인'으로 선정됐다.

지난 2007년 입사한 이 행정관은 재직기간의 절반가량을 수입통관을 담당한 베테랑이다. 지난해 2월부터는 인천본부세관 항만통관검사2과에서 인천항으로 들어오는 외국 물품에 대한 수입통관 업무 등을 맡고 있다.

지난해는 인천본부세관이 '물류 정상화의 원년'으로 인천항 물류 혁신 의지를 밝힌 해이기도 하다. 그런 의지가 이 행정관에게는 수입통관 업무를 수행하며 보아온 문제를 풀 기회였다.

이 행정관은 “인천세관에서는 작년부터 인천항 물류정상화팀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물류 개선을 추진해왔다”며 “수입통관 분야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통관 현장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살리고,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고자 현재의 업무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가 느낀 대표적인 문제는 중국산 잡화 소량 화물(LCL)과 관련된 것이었다.

이 행정관은 “소량으로 잡화성 화물이 들어오다 보니 상품권·지재권 침해 물품의 반입, 원산지 표시 미흡, 밀수 등의 문제가 이어져왔다”고 설명했다.

이를 풀기 위한 열쇠가 '포장명세서 성실신고제'였다. 포장명세서는 포장 박스별 화물의 품목, 수량 등을 기재한 것으로, 이것의 성실 작성 여부가 수입검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존에 작성되던 포장명세서의 경우 박스별 품목과 수량, 쉬핑 마크나 박스 번호 등이 기재되지 않아 불성실하게 기재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를 '상세포장명세서(디테일패킹리스트)'로 개선, 포장 박스별로 박스 번호와 함께 박스별 품목, 성분, 수량 등을 정확히 기재하도록 했다.

이 행정관은 “고질적 관행으로 굳어진 문제이다보니 한 두 명이 아닌 전체 업무 담당 직원, 결재 담당자 등이 모두 함께 관심을 가지고 풀어 나가야 하는 문제였다”며 “또 포장명세서 작성 주체가 국내 수입자, 해외 수출자 등 외부 수출입업체인 만큼 양 당사자의 협조도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장명세서 정상화)시행 전과 초기에 공통된 정확한 지침 및 행동요령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외부에 정확한 메시지 전달과 함께 홍보, 사전 의사소통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인천항으로 반입되는 일반 해상화물의 포장명세서를 심사해 보완요구 등 조치를 시행했고, 점차 성실 수입 신고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 행정관은 “통관 담당 4개 부서, 80여명의 직원들이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세관에 제출된 수십만 건의 포장명세서를 심사해 부실기재된 2665건을 적발, 보완요구를 했다”며 “그 결과 포장명세서 성실신고 제도 시행 전에는 약 30%였던 수입 검사 건에 대한 보완요구율이 지난달 0.6%를 기록하는 등 포장명세서 성실신고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게 됐다”고 밝혔다.

LCL 통관 질서 확립은 물론, 직원과 관세사 등 현장에서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도 큰 성과다.

이 행정관은 “빠르고 정확한 LCL 수입검사가 가능해지면서 직원들이 편리함을 느끼고, 현장에서 수입검사를 조력하는 관세사들의 만족도도 높다”며 “그들이 '잘했다'고 말해줄 때 참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포장명세서 정상화를 통한 인천항 물류 개선 성과에 대해 직원들의 힘이 모인 의미있는 결과라며 소회를 밝혔다.

이 행정관은 “(포장명세서 정상화는)법령이나 고시 개정 없이 전 직원의 일관된 심사와 행정으로 LCL 화물의 고질적 통관 관행 개선에 성공한 의미 있는 사례”라며 “올해에도 계속 점검해가며 연속성을 갖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올해에도 인천항 물류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과제 해결 의지를 밝혔다.

이 행정관은 “인천본부세관이 작년에는 실화주 성실신고제도, 올해는 선화증권(BL) 해상운송장 정상화 과제 등을 추진하며 인천항 물류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만큼, 저 또한 발맞춰 이에 준하는 과제 해결을 해낼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