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립도서관 1922년 개관…광복후 1949년 '인천시립도서관' 재출범
2009년 구월동 이전 뒤 '미추홀도서관' 이름 바꿔…지역 대표 도서관으로
올 1월6일 '미추홀 도서관 100년' 제막식…'100인의 서재'전 등 행사 다양

1922년 1월6일, 인천도서관이 탄생했다. 그리고 100년, 인천도서관은 시민의 안식처였다. 왜인에 의해 좌지우지된 일제강점기에도 인천도서관은 시민에게 민족정기의 빛이 돼 줬고, 해방 후 열악한 나라 살림에도 지적 목마름을 해소할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지금은 도서관에 오갈 수 없는 사람을 위해 다양한 정책이 세워지는 등 내 집 앞 도서관으로 성장했다. 앞으로 다가올 100년, 인천도서관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아닌 사랑방이자 문화공간으로 도약할 인천도서관을 기대한다.

1922년 인천부립도서관에서 인천시립도서관에 이은 미추홀도서관까지. 100년을 이은 인천도서관이 앞으로 100년을 잇기 위해 도약한다.

▲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 1월6일 남동구 미추홀 도서관에서 열린 '미추홀도서관 개관 100년 기념석 제막식'에서 제막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인천시

▲100년을 이은 인천도서관

인천도서관은 1922년 1월6일 문을 열었다.

중구 송현동 1가 1번지 한국 최초의 서양식 건물 세창양행(世昌洋行) 사택 청광각(淸光閣·현 자유공원 맥아더 장군 동상)에 인천부립도서관이 세워졌다.

당시 인천부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인 상사들이 귀국하자 세창양행 사택을 매입해 도서관으로 용도를 변경하고 시민에게 개방했다. 개관 당시 인천부립도서관 장서는 900권에 불과했다. 이용자 수도 연간 일본인 1242명, 조선인 550명에 그쳤다.

인천부립도서관은 부산과 대구, 서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개관한 공공도서관이다.

부산에서는 1901년 개관한 독서구락부 도서관을 1911년 사립부산교육회가 승계해 운영하다가 1919년 부산부로 이관돼 부산부립도서관으로 개관했고, 대구에서는 1919년 옛 경상북도 도청 구내에 대구부립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서울 경성도서관은 1920년 설립됐다.

1930년대 인천도서관은 진정한 도서관으로의 면모를 갖췄다.

1930년 인천부립도서관 장서 수는 5351권, 도서관 등록자는 2만5349명에 달했다. 장서가 늘어나고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 수도 많아지자 1941년 옛 인천지방법원 청사 자리로 옮겼다.

광복 후인 1946년 중구 율목동으로 이전했다. 1949년 8월15일에는 인천부가 인천시로 개편돼 인천시립도서관으로 재출범했다. 한국전쟁으로 수천권의 장서가 분실됐지만 1958년 전국 최초로 열람실 문을 열었다.

1962년 9월에는 신관, 1987년 11월 식당을 열었다.

반세기 중구 율목동 시대를 마무리하고 2009년 남동구 구월동으로 이전하며 인천시립도서관은 미추홀도서관으로 이름을 바꿨다. 인천 대표도서관이 곧 '미추홀도서관'이다. 인천시는 2015년 4월부터 1년간 유네스코 지정 '세계 책의 수도'가 운영됐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미추홀도서관 장서 수(비도서 제외)는 54만567권이다. 인천부립도서관 개관 때보다 약 600배 늘었다.

박남춘 시장은 “100년 동안 변함없이 도서관을 사랑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도서관을 가장 가까운 벗으로 삼아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시민 여러분의 마음을 깊이 새기고 미추홀도서관의 새로운 100년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100년을 이을 인천도서관

'미추홀 도서관 100년' 제막식이 지난 6일 열렸다. 제막식에 이어 100년 뒤 시민에게 전달할 메시지와 추천 도서 목록을 타임캡슐에 담아 매설한 '응답하라 2122' 행사도 마련됐다. 여기에 밴드 트루베르의 공연과 '역사로부터 배우는 삶의 태도'를 주제로 최태성 작가가 특별 강연을 했다.

미추홀도서관 100년 기념석에는 시민공모로 선정한 최우수작 슬로건 '백년의 다독(多讀)임, 희망의 두드림'이 청람 전도진 서예가의 글씨로 각인했다.

미추홀도서관 개관 100년을 맞은 올해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미추홀도서관은 올해 말까지 '100인의 서재' 전시회를 갖는다. 이 행사는 미추홀도서관을 비롯해 청라호수도서관, 청라국제도서관, 영종하늘도서관, 마전도서관에서도 개최된다.

'100인의 서재'는 인천시민, 교육계 인사, 분야별 작가 등 100인이 추천한 도서를 소개하는 전시로 '인천 시민을 위한 추천도서'와 '내 인생을 바꾼 도서' 두 가지 주제로 마련된다. 또 추전자가 직접 작성한 추천사를 감상할 수 있고 관람객이 직접 감상평을 남길 수 있다.

'100년의 도서, 시대를 읽다'도 미추홀도서관 어울림터에서 오는 27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열린 '100년의 기록, 역사가 되다'의 후속 전시다.

192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베스트셀러를 감상하는 행사이다.

앞서 미추홀도서관은 그동안 수집한 자료 중 인천시, 시의회, 미추홀도서관의 성장과 역사를 수록하고 있는 중요 도서와 희귀 도서 44권을 선별해 전시했다.

김원연 미추홀도서관장은 “시민들이 사랑한 책들을 보며 관람자 모두가 추억을 공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추홀도서관을 포함한 인천의 크고 작은 도서관들은 단순히 책을 대여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며 문화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서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도서관들이 인천 곳곳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新 인천도서관, 복합문화공간 된다

 

개관 100주년 기념 … 검단에 조성 계획
행안부 중투심사 재검토 결과 기다려
검단신도시박물관 함께 건립 계획도

 

미추홀도서관 개관 100주년을 기념해 검단신도시에 들어설 가칭 '인천도서관'이 복합 문화공간으로 건립된다. 중앙투자심사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인천시는 가칭 인천도서관 건립을 위해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재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인천도서관은 서구 검단택지개발 사업지구 14호 근린공원(불로동 645)에 들어선다.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에 연면적 1만2000㎡로, 총 사업비는 448억원으로 추산된다. 시는 지난해 중앙투자심사를 의뢰했지만, 정부는 규모 축소와 운영 인력 재배치를 요구했다.

가칭 인천도서관은 지하 1·2층에 보존서고, 지하주차장, 기계실 등이 들어선다. 보존서고는 약 200만권을 보존할 수 있고 규모는 3700㎡이다.

지상 1층에는 어린이자료공간와 커뮤니티 공간이, 지상 2층에는 종합자료실, 디지털공간 등이 들어선다. 지상 3층은 세미나실(문화교육실, 메이커스페이스 등), 사무실 등으로 채워진다.

시는 다음달 중앙투자심사(재상정) 결과를 바탕으로 4월 공유재산관리계획 반영할 계획이고, 9월 중 중기지방재정계획 수정 반영을 거쳐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2026년 개관할 계획이다.

인천도서관은 인천도시공사(iH공사)의 박물관 건립과 연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도서관과 함께 건립되는 가칭 '검단신도시 박물관'은 검단 유적의 발굴조사 결과물을 모으는 공립박물관이다.

검단신도시 2·3단계 사업부지에선 2015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문화재 발굴조사를 통해 신석기 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유적이 확인됐다.

특히 201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의 불로동 일원 조사에선 청동기시대 주거지 70기 등 219기의 유구와 501개의 유물이 발굴됐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