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등 중심 교육체제 재편
성장과 변화 혁신학교 성공

교육현장 7년여 '진두지휘'
취임 9년…3선 도전 말아껴

공무직과 행정직 거센 반발
노동자와 갈등 해결 되기를

차기 교육감 자질·과제 제시
코로나 극복 응원 메시지도
▲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출입기자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교육청

“학교민주주의의 핵심은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입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새해를 맞아 교육현장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교사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올해는 이 교육감이 도교육감으로 취임한 지 햇수로 9년째 되는 해다. 전국 광역자치단체의 교육행정을 책임져온 그는 민선5기를 마무리하며 '함께하는 교육'을 되새겼다.

“7년 넘게 교육현장을 진두지휘하면서 가장 큰 소회는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란 생각입니다. 혁신교육은 10만이 넘는 선생님들이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만들어 여기까지 왔고, 지역에서는 혁신교육포럼이 만들어져 학교 안 혁신교육을 지역사회와 어떻게 함께 만들어가느냐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함께 힘을 모으지 않으면 변화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다하려고 합니다.”

▲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출입기자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교육청

이 교육감이 취임한 2014년 7월은 4.16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한국 사회 교육현장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던 때였다. 세월호 비극 속에서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학생들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학생안전교육에 대한 관심이 필요했다.

아이들이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생존 수영교육을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2020년 기준 31개 시·군 초등학교 3학년 학생 17만여명이 생존 수영교육을 받았고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4학년도 의무적으로 수영교육을 받게 됐다.

학생들을 '공부하는 기계'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혁신학교를 늘리는 일에도 힘썼다. 성적에 따라 학생들을 줄 세우기보다는 학생 성장과 변화에 초점을 두자는 취지로 2009년 시작된 혁신학교는 지난해 기준 도내 전체 학교 2446개교 중 38.1%인 931개교로 늘었다. 올해 3월에는 과반을 넘겨 1393개교로 늘어날 예정이다.

여기에 학생이 '학교 싶은 일'을 찾아주기 위해 추진한 꿈의 학교와 꿈의 대학도 이 교육감의 역점 사업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고 싶은 것을 찾아 배우는 방법까지 기획하는 꿈의 학교는 지난 2015년 209개로 시작해 7년 차인 지난해 2063개로 늘었다.

“처음 선거운동을 하면서 '교육재정은 이재정이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사실 어려움만 커져 가슴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점을 뒀던 것은 학생 중심으로 교육체제를 재편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학생 중심, 현장 중심,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교육의 기본 정신으로 혁신교육의 일반화, 미래 교육을 위한 변화,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한 꿈의 학교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판단합니다.”

▲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출입기자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교육청

이 교육감은 그러면서도 최근 도교육청 노동자와의 극심한 갈등에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쯤부터 시작된 교육공무직과 행정직 공무원의 극심한 반발은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도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앞 주차장에는 4개 노조가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있고, 얼마 전에는 유치원방과후 전담사들이 남부청사로 진입해 점거농성을 하기도 했다.

“추운 날 농성을 하는 등 노조와의 일에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반복되지 않도록 고심하고 있습니다. 교육감으로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온 것도 저의 책임이라 생각해 고생하는 노조원들에게 안타까운 말을 전하고 어서 빨리 해결되길 바랍니다. 교육감과 노조 사이에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모습은 아니라고 봅니다.”

쉴 틈 없이 달려온 이 교육감의 임기도 올해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3선 도전에 대해 말을 아끼는 이 교육감은 차기 교육감의 자질로 '코로나19 속 미래 교육 방안'을 가장 중요하게 꼽는다.

“올해 선거에서 당선되는 차기 교육감의 임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떻게 교육을 발전시켜나갈 것인가에 대한 과제라 생각합니다. 또 미래교육과 미래학교를 만들어갈 수 있는 방안, 고교학점제를 준비하기 위한 교원역량 개발, 그린스마트미래학교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업무능력 등이 중요합니다. 다음 선거가 갖는 의미가 중요한 만큼 학부모와 지역에 교육 운동을 하시는 분들, 유권자 여러분이 심사숙고해 경기교육 미래 관점에서 선거에 참여하길 바랍니다.”

이 교육감은 코로나19속 응원의 말을 전했다.

“코로나19에 의해 다시 전면등교를 중단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코로나19 종료는 전문가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역사를 봐도 천연두와 패스트, 스페인독감, 세균 팬데믹, 바이러스 팬데믹 등 간단하게 끝난 역사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경기교육은 방역을 잘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더 철저히 해 학생들을 지켜내고, 교육을 지켜내야 합니다. 코로나19를 잘 이겨내시면서 2022년에는 호랑이 기상을 받아 새 출발과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