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르기' 앨범에 자서곡 9곡 담아
화려함 이면의 차별 고스란히 투영

공연예술 전문단체 인천 콘서트 챔버가 일제강점기 기생 조합 인천 용동 권번의 대표적 예인 이화자의 음악을 재조명하는 음반을 냈다. 앨범 '인천 용동 권번 예인 이화자 다시 부르기'(사진)는 다년간 인천을 거점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서양 음악을 발굴하고 연구한 이승묵 대표의 연구 성과에서 비롯됐다.

2015년 창단한 인천 콘서트 챔버는 알려지지 않거나 잊힌 한국 근대 음악을 발굴하여 공연과 강연으로 소개하며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다. 2020년에는 인천의 근대 서양 음악을 장르별로 소개하는 '인천근대양악열전'을 발매하고 2년 만에 두 번째 음반을 제작한 것이다.

이번 음반은 한국 대중 음악계 초창기 스타로 인정받는 인천 출신의 이화자의 작품을 수록했다. '화류춘몽', '어머님 전상백', '마음의 화물차', '월미도' 등 총 9곡이 담겼다. 이 중 월미도는 그의 노래 가운데 잘 알려지지 않은 희귀작이다.

▲ 공연예술 전문단체 '인천 콘서트 챔버'. /사진제공=인천 콘서트 챔버
▲ 공연예술 전문단체 '인천 콘서트 챔버'. /사진제공=인천 콘서트 챔버

인천 콘서트 챔버는 인천시립박물관에 소장된 유물 음반을 협조 받아 복원하는 작업을 거쳤다. 또 이화자의 자서곡 작품인 '어머님 전상백'은 두 가지 형태로 구분했다. 첫 번째는 원곡을 복원한 것이고 두 번째는 이화자를 현시대 인물로 가정해 편곡한 작품이다.

이화자의 작품은 동시대 다른 예인의 작품과 다르게 자신의 이야기를 가사로 전달한 '자서곡'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예인으로 살아가며 겪은 화려함 이면의 선입견과 차별이 음악 작품에 고스란히 투영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음반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여성 예술인의 인식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는 측면도 있다.

이승묵 인천 콘서트 챔버 대표는 “단순히 옛 인천의 음악을 복원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당시 여성 예술인에 대한 낮은 인식과 저조했던 사회상을 음악 작품으로 알리고자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강덕우 인천개항장연구소 대표와 강옥엽 인천여성사연구소 대표, 김윤식 시인, 유동현 인천시립박물관장, 윤중강 평론가 및 문화재위원, 이원규 소설가가 각기의 주제로 원고를 남긴 점도 특징이다. 원고를 통해 음반과 작품의 주제를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다.

앨범 '이화자 다시 부르기'는 인천시 문화예술과의 공모 사업 선정으로 제작됐으며 현재 음원과 음반이 배포되고 있다. 음원은 인천 콘서트 챔버의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다. 음반은 비매품으로 인천시 관내 문화예술기관에서 접할 수 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