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자원순환 취지로 도입
인천 전 대학병원 운영 1달째
다회용기 상차림 깔끔해 호응
상조 직원 뒤처리 고충 호소도
시 “당장 불편해도 홍보·권장”
/사진제공=인천시
/사진제공=인천시

지난달부터 인천에 있는 모든 대학병원 장례식장이 '일회용품 없는 친환경 자원순환 장례식장'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선 도입 취지와 현실 간의 괴리가 작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인천시와 지역 대학병원 등에 따르면 시는 인천의료원을 비롯해 지역 4개 대학병원 장례식장과 업무협약을 맺고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장례식장으로 운영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인천의료원을 시작으로 지난달부터 인하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등이 친환경 장례식장 운영에 동참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지역 내 5개 민간 장례식장과도 '1회용품 없는 장례문화 조성 협약'을 체결, 지역 공공의료기관과 대학병원을 넘어 민간 장례식장으로까지 '친환경 장례식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친환경 장례식장을 도입·운영 중인 일선 현장에서는 이상과 현실 간의 차이가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환경 장례식장에서는 일회용품 대신 세척한 그릇과 접시, 컵, 수저 등 식기세트를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다만, 다회용기 사용이 의무 사항은 아니고 장례식장 관계자가 상주와 상담하면서 이를 안내·소개하는 정도다. 상주가 가입한 상조회사의 일회용기를 사용하거나 상주가 일하는 회사 상조회 등에서 일회용기를 가져와 써도 이를 제지할 순 없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상주 입장에서는 일회용기가 아닌 다회용기로 상차림을 해서 시각적으로 깔끔하고 손님을 대접하는 느낌이 나서 좋다는 반응이 있다. 하지만 상조업체 직원들 사이에서는 다회용기가 아무래도 무겁고 뒤처리도 번거롭다 보니 불만이 나오는 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장례식장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강제할 수 없다 보니 일회용기와 병행해서 쓰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약 30% 정도가 다회용기를 사용한 걸로 파악하고 있다”며 “상주가 부담해야 하는 일회용기와 다회용기의 비용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각에선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어 다회용기 사용을 꺼리는 분위기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당장은 불편하지만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서는 다회용기 사용을 홍보하고 권장하는 방법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