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2020년 기준 연구 바탕 추산치
수질 정화·재해 저감 포함 조절 서비스 16조3786억
관광·휴양·경관·교육 등 문화 서비스 1조4335억
“보전·복원 필요성 확인...평가 방법 고도화할 것”
 

국내 갯벌의 생태계서비스 가치가 연간 17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산물·자원 공급 혜택을 제외하고 오염 정화와 탄소 흡수, 재해 방지, 관광 등의 조절·문화 측면의 가치만을 합산한 수치다. 정부는 “갯벌의 보전·복원 필요성과 경제적 타당성을 확인했다”며 체계적인 갯벌 관리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는 국내 갯벌의 연간 생태계서비스 가치를 연구한 결과, 지난해 기준 최소 17조8121억원으로 추산됐다고 20일 밝혔다.

생태계로부터 얻는 혜택을 일컫는 생태계서비스 가치는 크게 공급·조절·문화·지원 등 네 가지 서비스로 구분된다. 해수부는 이번 연구에서 갯벌의 생태계서비스 가치 가운데 조절과 문화 서비스의 경제적 가치를 추산했다.

조절 서비스 가치는 수질 정화(14조2252억원), 재해 저감(2조1414억원), 탄소 저장을 통한 기후 조절(120억원) 등 16조3786억원으로 추산됐다. 특히 수질 정화 가치는 2018년 기준 국내 하수도시설 유지·관리 비용의 6.3배에 이른다. 재해 저감 효과도 70㎞ 길이의 방파제 건설 효과를 대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휴양(6468억원), 경관(4428억원), 교육(2275억원) 등 문화 서비스 가치 또한 연간 1조4335억원에 달했다.

갯벌은 낙지·바지락 등 수산물을 생산하고, 바다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면서 지진·해일로 인한 피해를 저감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관광자원이자 체험활동의 장으로 활용되는 동시에 해양 치유 자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해수부는 “후속 연구를 통해 갯벌의 공급·지원 서비스에 대해서도 평가하고, 갯벌의 생태계서비스 전반에 대한 평가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탄소 흡수 등 새로운 가치가 발굴되면서 갯벌 보전·복원 정책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해수부는 내년부터 염생식물 조성을 통해 갯벌의 탄소 저장 기능을 강화하고, 식생 복원사업도 신규로 추진하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번 생태계서비스 가치는 갯벌이 제공하는 서비스 가운데 조절·문화 기능에 국한된 것인데도, 갯벌 보전·복원 필요성과 경제적 타당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평가 방법을 고도화하고, 공급·지원 서비스에 대한 가치 평가를 추가해 더욱 과학적인 갯벌 관리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