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수산시장을 지키는 여자들과 바다로 떠나는 남자들의 만남과 이별!

OBS 공간다큐 만남이 14일 밤 11시  '김포 대곳면' 편을 방송한다.

이날 방송은 도심 속 육지와 바다의 매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동네, 김포 대곶면의 아름다운 풍광을 비롯해 바다 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음식들까지 맛볼 수 있는 공간여행을 떠난다.

 

활기찬 포구, 사람들의 희노애락이 담겨 있는 바다 이야기!

대명항의 수산시장은 아침부터 손님 맞을 준비로 바쁘다.  

배의 이름을 가져와 가게 이름으로 쓰고 있는 시장의 상가들은 그 날 잡아 들여온 싱싱한 해산물을 판매한다. 상인들은 분주하게 물건을 홍보하고, 손님들은 오며 가며 구경을 하는 와중에... 자세히 보니 상인들이 온통 여자들 뿐이다.

이곳 대명항은 남자들이 1년 내내 바다에 나가 해산물을 건져 올리는 동안 여자들이 시장에서 끊임없이 파는 식이라는데... 가끔 바람이 불거나 주의보가 내려올 때 말고는 대부분 바다에 나가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 얼굴을 마주보는 것도 힘들다고 한다. 

바람 부는 날에만 만날 수 있는 애틋한 이들에게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는 가사가 어울리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 별 수 있는가? 오랜 시간 서로에게 쌓인 신뢰와 든든함 덕분에 오늘도 그들은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항구에서의 삶을 살아간다.

▲늦가을 대명항의 주인공! 맛 좋은 제철꽃게 “소쇄원 간장게장”

항구 이야기에서 바다의 먹거리는 빠질 수 없는 법! 그 중에서도 대명항 사람들의 살림살이를 책임져준 기특한 꽃게를 빼놓고 말 할 수는 없다! 허름한 외관 때문에 자칫 지나칠 수도 있지만 이래봬도 20년 이상 장인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김포의 원조 간장게장 집이다. 이곳의 대표메뉴인 간장게장과 보리굴비의 맛을 경험한 사람들은 잊지 않고 찾아올 정도로 일품이고, 주말이면 줄까지 서서 먹는 맛집이라고 하는데... 대한민국의 대표 밥도둑 간장게장! 이왕이면 소쇄원에서 그 맛을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고즈넉한 곳, 따뜻함이 살아 숨쉬는 육지 이야기!

▲우리네 할머니의 부엌을 엿보다! 시간을 수집한 곳 “외할머니의 부엌”

대곶면 덕포진 야트막한 언덕 위에 우뚝 솟아 있는 건물? “외할머니의 부엌”이라고 써진 간판을 보면 마치 식당 같아 보이지만 사실 이곳은 생활사 박물관이다. 

외할머니의 부엌 김홍선 관장은 아내와 함께 30년이 넘도록 오래된 부엌세간을 수집한 것이 계기가 되어 개인 박물관을 차렸다고 하는데... 갖가지 항아리, 옹기, 술독 등... 

요즘에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소품들을 보고 있자니 세월을 거슬러 과거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2층에는 공용부엌으로 쓰이는 공간을 마련해 종종 요리수업이나 체험이 열린다. 세월이 쌓일수록 가치가 더해지는 옛 물건들처럼 부부의 삶도 멋스럽게 흘러간다.

▲시력을 잃은 선생님의 오랜 꿈이 이루어지는 곳... '덕포진 교육박물관' 
땡땡땡~ 추억을 소환하는 종소리가 세 번 울리면 아담한 학교의 수업이 시작된다. 오랜 세월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던 이인숙, 김동선 관장 부부는 덕포진 교육박물관을 설립했다.  

아내 이인숙 씨는 평생을 교단에 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꿈이었지만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어 꿈을 포기해야만 했다. 아내의 못내 이룬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남편 김동선 씨는 아내가 마지막으로 수업했던 학교의 교실을 재현했고, 이인숙 씨는 이곳에서 교사로써 제 2의 인생을 펼칠 수 있었는데... 

구세대는 과거의 향수를, 신세대는 새로운 경험을 접할 수 있는 덕포진 교육박물관. 오늘도 3학년 2반 교실에서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풍금소리가 흘러나온다.

먼 바다를 항해하고 돌아오는 배를 품어주는 항구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또는 곁에서 서로를 따뜻하게 지켜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12월 14일  밤 11시 <공간다큐 만남>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김포 대곶면 편에서 공개된다.

/김도현 기자 yeasman@incheonilbo.com · 자료제공=O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