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흥초교 길고양이 보호 동아리 '묘한건축사무소']

송림동 철거 얽혀 구조 시급
겨울 추위 대비 집 만들기로
“생명 지닌 존재, 존중 받아야”
▲ 생태 탐방 활동을 하는 서흥초등학교 학생들. /사진제공=묘한건축사무소

“평소에 고양이를 좋아해서 참여했어요.”

묘한건축사무소는 서흥초등학교 길고양이 보호 활동 동아리다.

동아리원은 대부분 6학년 학생들로 이뤄져 있고, 전체 인원은 10여명이다.

이 활동은 지역 내 현안을 해결하는 주민자치 프로그램인 리빙랩에서 '학생 참여'를 제안해 한 분과 형태로 시작됐다.

동아리를 담당하고 있는 송한별 서흥초 교사는 “학교 안팎에서 학생들이 길고양이와 많은 시간을 보낸다”며 “동물과 교감하며 학생들에게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는데, 더 나아가 함께 실천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6학년 박미래(13)양은 “길고양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을 안다”며 “저와 친한 길고양이들이 떠올라 고양이를 위한 활동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서흥초등학교가 위치한 송림동은 철거 문제가 얽혀있다. 이에 학생들은 생태 탐방을 통해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마을의 재개발 상황과 사람이 떠난 공간에 길고양이가 남아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했다.

송한별 서흥초 교사는 “학교 주변 지역이 모두 재개발 예정지라서 길고양이 구조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며 “단 한 마리도 제대로 구조하지 못 할 수 있지만, 학생들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큰 배움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 질문 앞에 선 학생들은 추운 겨울을 지내야 할 고양이 집 만들기 제작에 나섰다.

길고양이의 안전한 이주와 터전 마련을 위해 매거진탁,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보호 전문가들과 함께 교육과 실습을 진행했다.

동물과 공존을 위해 꼭 지켜야 할 사항에 대해 6학년 장해솔(13)양은 “길고양이에게 츄르 같은 염분 많은 간식을 주면 안 된다”며 “고양이도 사람과 같은 생명을 지닌 존재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활동 계획에 대해 송한별 서흥초 교사는 “6학년 학생들이 중학교에 진학하더라도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학교 동아리에 국한되지 않고 동물보호 활동가, 캣맘 등과 협력을 통한 마을동아리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현민 기자 palett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