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1명 담당 환자 수 초과된 가운데…도내 확진자 3756명 자가치료
의료진 1명이 30명 맡아야하는 상황으로 보건의료노조 제시 기준 5배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00명을 돌파한 가운데 1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정부의 코로나19 확진자 재택치료 방침에 대해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의료계는 확진자수가 폭증하면서 중증환자 치료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비대면으로 재택 환자까지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정부의 계획이 지속하면 의료공백이 생길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일 경기도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9일 병상 부족에 대한 대책으로 모든 확진자의 재택치료를 의료대응체계의 원칙으로 내놨다.

재택치료자는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이 담긴 재택치료 키트를 받아 치료하고, 연계 의료기관을 통해 비대면 건강 모니터링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이날 기준으로 도내 재택치료 중인 환자는 3756명이다.

병상부족에 대한 대응조치로 정부에선 의료기관에 병상확보 명령도 내려 경기도는 수원의료원 15개, 파주의료원 6개 등 병실을 추가확보했고 오는 3일부터는 한도병원, 센트럴병원 등 총 508개의 병상을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실제 분당서울대병원은 코로나19 확진자 중환자실에 안과와 성형외과 전공의를 배치하는 등 진료와 무관한 인력까지 투입하고 있다.

이같이 의료인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재택 치료자까지 감당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다.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은 응급실을 담당할 인력이 부족해 아예 운영을 중단했다. 현재 경기도의료원 6곳 중 파주를 제외한 모든 곳이 응급실 문을 닫았다.

의료진 1명이 확진자 10명을 일일이 돌봤는데, 확진자가 늘어남에 따라 담당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게 의료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밝힌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를 훨씬 초과한다. 기준은 최중증 환자 1명당 간호사 2명·중증환자 1명당 간호사 1명·경증환자는 6명당 간호사 1명이다.

이런 와중에 재택치료자까지 담당하게 되면 인원은 급증한다. 의사와 간호사가 1명이 담당해야하는 재택환자는 30명 정도로 추정된다. 현재 확진자 발생 추세라면 더욱더 늘 수밖에 없다. 이날 기준 도내 확진자수는 1582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사상 최고 기록이다.

문제는 재택치료자의 경우 대면 진료가 불가능해 비대면만으로 환자 상태를 유심히 진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급작스럽게 상태가 악화해 이송 중에 사망하거나 골든타임을 놓쳐 집에서 사망하는 환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담당의나 병원은 의료소송에 몰릴 가능성이 커 난감하다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재택치료 담당을 아예 거부하는 민간병원도 몇몇 있다.

의료체계 과부하를 낮추기 위해선 한시적인 거리두기 강화를 도입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 상황은 일상회복을 시행했을 때 예고된 상황”이었다면서 “이 기조가 유지된다면 자원배분을 다시 해야 한다”고 했다. 엄 교수는 “최악의 경우 회생 가능성이 높은 나이대의 환자에게 한정된 자원이 돌아갈 수 있게 배분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에 남은 병상은 준등증 33개, 중증 17개뿐이다. 가동률로 보면 각각 83%, 88%다.

/김보연 기자 boyeo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