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철 전 통일부장관이 '한반도 정세와 통일교육'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경인통일교육센터는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 소재 아주대학교 연암관 대강당에서 김연철 전 통일부장관을 초청한 가운데 ‘경인통일교육 리더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김서용 아주통일연구소장 대행, 김의중 경인통일교육위원회 인천협의회장, 민경훈 북부회장, 조용식 통일부 통일교육원 과장과 경기 남·북 및 인천지역 통일교육위원들이 참석했다. 현장에 참석하지 않은 경기 교육위원들은 온라인 Zoom을 통해 회의에 동참했다.

경기남부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박형주 아주대총장은 영상으로 보내온 개회사를 통해 “지난해 아주대학교는 1650만 경기·인천 지역에서 통일교육센터를 출범시키면서 통일교육 현황에 대한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지역 통일교육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대면 상황의 제약 속에서도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여 매력적인 평화통일 콘텐츠를 디자인하고 메타버스, 유튜브, 팟캐스트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여 지역주민과 청년들의 평화 공감대 확산을 도모했다”고 자평했다.

박 총장은 “경인지역 위원들의 애정 어린 관심 덕분에 센터사업 목표를 초과 달성 할 수 있었다”면서 “오늘 워크숍에서 진행되는 내실 있는 토론이 지역사회의 교육 현장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 김의중 인천협의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의중 인천협의회장은 “6.25 세대로 70년 세월 동안 평화통일을 이루지 못한 채 남다르게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살아가는 가운데,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4개국에 제안하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과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전쟁과 핵이 없는 대한민국이 평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라며 “오늘 교육을 통해 교육위원들이 통일에 대해 논의하고, 모든 국민들에게 평화와 통일의 의미와 필요성을 전파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민경훈 경기북부협의회장은 “통일교육위원들이 오프라인에서 서로 얼굴을 맞대고 연대를 강화해야 하는데도,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을 통해 만나게 돼 아쉽다”면서 “현재의 상황이 통일교육을 이야기 하기는 험난하지만 오늘 교육이 새로운 출발점을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개회식 이후 ‘한반도 정세와 통일교육’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연철 전 통일부장관은 북한의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2020년 1월 24일 국가비상방역체계 선포 이후 국경 봉쇄 수준의 강도 높은 차단과 방역조치를 단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정부의 대북 핵 정책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과 북한 등 두 개의 핵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기존의 합의 파기로 불신이 높아 1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 민경훈 경기북부협의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경우는 핵물질과 핵무기가 많이 생산됐고, 발사기술도 많은 발전해 북한 핵 문제는 더욱 해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며 현실도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 핵 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한 요수는 제재”라며 “미국의 2017년 이전 제재는 대량 살상무기, 금융거래 등에 맞춰져 있었지만 이후에는 북한의 경제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외화를 벌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관광이며 이에 따라 2019년부터 본격적인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원산 갈마지구 등에 대규모 관광지를 건설했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이마저 사실상 중단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특히 “북·중 국경지역이 2년 이상 공식·비공식 차단됐는데 이처럼 오랫동안 북한과 중국 국경이 차단된 것은 19세기 이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이로 인해 북한경제가 상당히 어려워져서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례로 ‘북한이 물을 정수할 수 있는 화학약품을 구하지 못해 수인성 질병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상황을 소개했다.

김 전 장관은 “한반도의 평화협력 구조는 비핵화 프로세스, 한반도 평화체제, 한반도 경제공동체 등 세 가지가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이 중 하나만 떼어놓고 진전시키기가 어렵다”면서 “이 세 가지를 균형 있는 조율해 가면서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인통일교육 리더 워크숍 참가자들이 김연철 전 통일부장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평화체제는 약속과 실천으로 유지된다”며 “약속은 법적 평화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면서 “법적 약속을 실천하기 위한 군사적 신뢰구축 등 상호관계의 변화가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통일교육의 방향과 관련해서는 “평화의 항구적 유지를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갈등을 해결하는 교육과 현장 체험교육이 중요하다”며 “강화 교동도 평화전망대에 가면 눈앞에서 북한 마을을 볼 수 있다”면서 “내년에는 경인통일교육센터에서 체험을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 전 장관은 “통일부는 다양한 세대와 계층 사이에 사회적 대화를 진행하면서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곤 놀랐다”며 “미래의 주역이자 통일의 주역인 젊은 세대가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한 만큼 좀 더 많은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넓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강연이 끝난 뒤 6개조로 팀을 나눠 △기성세대와 신세대(MZ세대)가 바라보는 통일인식 △통일교육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 △통일관련 추천 도서 소개 △코로나19 백신 등 대북 인도적 지원 △스냅백이 전제된 부분적 대북제재 완화조치 시사 △대북 특사 파견 및 남북정상회담 등을 주제로 조별 토론을 벌였다.

토론을 통해 취합된 의견은 조별 토론이 끝난 뒤 재개된 전체 회의와 Zoom을 통해 경인통일교육의원들에게 발표됐다.

▲ 탈북이탈주민인 이경 씨가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행사에 앞서 북한이탈주민인 이경 씨가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반갑습니다’, ‘홀로 아리랑’을 열창한데 이어 기타반주에 맞춰 북한 곡인 ‘고향 하늘’ 등을 연주해 관객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글·사진=정찬흥 기자 report6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