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대한통운 부지 120억 매입
옛 인천우체국 건물 교환키로
시-우정본부-CJ, 협약 예정

인천우체국 건물 리모델링
문화공간으로 활용 예정

현 CJ대한통운 자리엔
중동우체국 신축 하기로
▲ 빈 건물로 남아있는 인천우체국 건물. /인천일보DB

2년 넘게 방치됐던 근대유산인 옛 인천우체국이 문화공간으로 되살아나고, 개항장과 내항을 연결하는 길목의 물류시설 부지에는 중동우체국이 신축된다. 인천시는 CJ대한통운이 소유한 부지를 사들여 옛 인천우체국과 교환하는 3자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시가 매입하는 부지에는 중동우체국과 함께 공영주차장이 조성된다.

17일 인천시가 인천시의회에 제출한 '2021년도 제6차 수시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보면, 시는 CJ대한통운이 소유한 중구 항동4가 5003㎡ 면적의 토지와 건물 2동을 120억원에 매입한다.

매입 예정지는 중구청과 내항 1부두 사이에 위치해 있다. 시는 올해 안에 CJ대한통운 측과 매매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매입비 120억원은 '제4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됐다.

이번 토지 거래에는 '옛 인천우체국 보존'과 '중동우체국 신축'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시는 CJ대한통운 소유 부지를 사면 우정사업본부와의 협의를 거쳐 옛 인천우체국 건물을 맞바꾸기로 했다. 매입 예정지로부터 200여m 떨어진 옛 인천우체국을 행정재산 교환을 통해 확보하는 것이다. 시와 우정사업본부, CJ대한통운은 조만간 이런 내용의 3자 협약을 체결한다.

시 유형문화재 제8호인 옛 인천우체국은 일제강점기인 1923년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됐다. 2003년 인천우체국이 연수구로 청사를 이전한 뒤에는 중구와 동구를 관할하는 중동우체국으로 쓰였다. 2018년 건축물 정밀안전진단에서 긴급 보강이 필요한 'D등급'을 받았고, 이듬해 우편 업무가 중단되면서 방치 신세에 처했다.

옛 인천우체국의 예상 감정가는 40억원이다. 본관과 별관 등 건물 2동과 토지 1850㎡ 규모다. 행정재산 교환 방식인 점을 고려하면 시가 매입하려는 CJ대한통운 부지 감정가 120억원과는 80억원 차이가 난다.

시는 매입 예정지 일부를 중동우체국 신축 부지로 제공하고, 나머지 땅에는 공영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구는 개항장 일대 주차난 문제가 불거지자 옛 인천우체국 맞은편 신포동 공영주차장을 증축하려고 했지만, 주민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시는 토지 매입이 늦어지면 우체국 대체 부지 금액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신속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상호 시 문화예술과장은 “옛 인천우체국을 확보하면 리모델링을 거쳐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지역주민과 문화예술계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통해 용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