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인천 미래아젠다 30, 변화와 혁신을 준비하자

내년 3월 대선 이어 6월 지방선거까지
현안, 공약에 반영할 수 있는 중요 시기
장기적 비전·의제 점검 기회 만들어야

2021년 올해는 인천시에서 직할시로 승격한 지 40년, 인천시의회의 출범으로 지방자치가 다시 시작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인천시는 지방자치단체인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각종 도시문제에 대해 보다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인천시의회의 출범으로 차별화된 지역 정치를 시작하는 실마리로 작동했다. 지방자치의 실시는 지역 고유의 아젠다를 설정하는 계기였다.

인천연구원은 지역의 중요한 연구기관으로서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지역 고유의 아젠다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10년 전에는 '2012 인천 아젠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인천 지역의 주요 현안을 발굴한 바 있다.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하여 시와 협조해 현안을 발굴하고 이에 대한 보충자료를 만들어 각 정당에서 지역공약으로 채택하게 하는 역할도 맡았다.

2022년 내년은 3월 대통령 선거와 6월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통해 지역의 현안을 구체화하고 이를 공약에 반영해 해결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인천연구원은 지난 8월 ▲항공정비 복합단지 조성,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조성, 에코사이언스파크 조성 등 경제·환경 분야 ▲백령공항 건설, 경인철도 지하화 등 교통·물류 분야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 대중음악자료원 조성 등 도시·사회 분야의 30개 지역 아젠다를 선정한 바 있다. 빠르게 아젠다를 선정함으로써 지역 사회의 의견을 다양화시킬 수 있는 촉매제로 역할을 했다.

인천시는 환경, 균형발전, 교통·생활인프라 등 20개의 지역공약을 선별했고, 인천 시민사회(인천시민정책 네트워크)에서는 MRO 단지 조성 등 11개를 엄선했다.

아젠다 수립 과정들을 통해 '굴포천 국가 하천으로 지정', '제3연륙교 조기 건설', '국립해양박물관 착공', '서울도시철도 7호선 연장', '부평미군기지 조기반환'과 같은 가시적 성과를 내기도 했다.

'수도권 매립지 폐기물 직매립 금지', '경인철도 지화화'와 같은 대규모의 국가 예산과 지역 갈등이 예상되는 과제도 없지 않았다. '경인아라뱃길 관광 명소화', '원도심 활력 도모', '글로벌 환경 도시 기반 마련' 등 여전히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유효한 과제들도 존재한다.

지역 아젠다들은 지속해서 모니터링되어야 하고, 환경 변화에 따라 내용의 구체화와 변경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진 일상생활과 매일의 사건·사고는 장기적 시각에서의 변화와 혁신 과제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한다. 따라서 5년 주기의 대통령 선거와 4년 주기의 전국동시 지방선거는 지역 차원에서 장기적 비전과 아젠다를 재점검하는 기회로 작용한다.

지역 오피니언 리더를 중심으로 한 아젠다 발굴에는 한계가 있다. 지속적으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아젠다 발굴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지역 아젠다를 요청하고 반영하는 절차들이 정규화될 필요가 있다. 인천연구원에서는 발굴된 30개 아젠다에 대해 시민 1000명을 표본으로 우선순위 선별을 위한 조사를 했다. 해양 쓰레기 관리체계 도입, 수도권 매립지 종료, GCF 콤플렉스 건설,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 서북권 광역도로 건설, 인천대로 지하화 등이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들이 뽑혔다.

지역 중심의 아젠다를 선별하다 보면, 보건·복지, 교육·문화 등 국민에게 동일하며 보편적 서비스와 관련된 아젠다가 등한시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청년 문제,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정책 과제 등 국가적 차원의 역량이 요구되는 과제가 그것이다.

인천시는 남북 관계 및 대중 관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다. 이에 남북·국제 협력 과제는 지역 아젠다로 선별되더라도 실행력은 낮은 한계점도 존재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력 거버넌스가 필요한 지점이다.

최근 기획재정부 국가재정평가위원회에서 백령공항 건설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백령공항 건설은 인천 지역 아젠다로 오랫동안 논의됐던 사업이다.

지역 아젠다의 선별은 시민들이 염원하는 사업들을 구체화하는 출발점이다. 지역 아젠다의 선정과 구체화, 그리고 이를 통한 정책의 변화와 혁신이 지속하기를 기대한다.

/채은경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관련기사
[인천 미래 가꿈 프로젝트] 이용식 인천연구원 원장 “인천연구원, 지식·정책 생산 플랫폼 되겠다” 올해로 인천연구원은 만 25세가 됐다. 초기 정규직 연구원 9명으로 출발했던 연구센터는 박사급 45명, 석사급 30여 명의 연구원으로 커졌다. 예산도 올해 150억원으로 초창기보다 20여 배 늘었다.인천연구원은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정책을 개발하고, 공간을 디자인한다. 성과는 연간 180여 개에 달하는 다양한 형태의 보고서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재원 대부분을 정부에 의존하다 보니 책임감을 바탕으로 한 기관 운영의 자율성과 연구결과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늘 태생적인 극복 과제이기도 하다.주로 시의회나 시민사회로부터 시 행정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