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간 자전거를 타는 할머니, 박영종 지음, 라운더바우트, 120쪽, 1만원

혼자만 밥 먹어서 미안해요 / TV를 보는 것도 / 따뜻한 방에서 자는 것도 미안해요 / 당신이 사 준 자전거 / 36년 동안 잘 타고 있어요 / 당신의 노력과 정성으로 가꾼 생활 공간에서 / 안정된 생활 하고 있어요 / 아들 삼 형제 미덥게 잘 자랐어요 / 어떤 일이든 편하게 얘기해 달라는 / 아들들 있어 행복해요 / 이 모든 걸 혼자 누리니 미안해요 / 당신 만나 미안한 마음 얘기할 날 기다려요

-'미안해요' 전문

 

1942년 인천에서 태어나 올해로 80세인 박영종 시인이 첫 시집을 펴냈다.

인천여상 4회 졸업생인 그는 더 배우지 못한 학업에 대한 열망을 66세 때 방송통신대와 대학원 등으로 풀고 한자지도사와 서예 작가, 웃음치료사 등으로 활동했다.

70대에 늦깎이 시인으로 들어선 그는 남편과 사별한 후 따뜻한 가슴으로 쓴 작품 60편을 시집으로 엮었다.

'빨간 자전거를 타는 할머니'는 '행복, 때론 그리움', '사랑하는 손주들', '흑백사진의 추억', '웃음 보약'의 4부를 통해 한 사람의 개인사이면서 또한 민족과 함께해 온 민중의 역사를 깃들였다. 특히 인천에서 보낸 시인의 삶을 지역성을 띤 진솔한 시어들로 채웠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