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협, 대체 주차장 건립안 선호…추진시 예산 증액 불가피 부평구 고심
미쓰비시 줄사택. /사진제공=부평구
미쓰비시 줄사택. /사진제공=부평구

인천 부평구가 미쓰비시 줄사택 '전부 보존이냐 또는 일부 보존이냐'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미쓰비시 줄사택의 보존 여부를 논의하는 민관협의회에서 전부 보존하고 대체 주차장 부지를 확보하는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울면서다.

인천 부평구는 제2차 미쓰비시 줄사택 민관협의회'를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비공개로 열린 회의는 줄사택 인근에 있는 부평2동 행정복지센터 회의실에서 열렸다.

구는 이날 회의에서 세 가지 안을 제시했다. 기존 공영주차장 조성사업 부지에 있는 줄사택을 최소보존(123㎡)하고 공영주차장 35면 확보하는 1안과 줄사택을 부분보존(780㎡)하고 공영주차장 20면을 제시하는 2안 그리고 줄사택을 전부보존하고 부평2동 행정복지센터 앞에 있는 미계획 부지에 대체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는 3안 등 세 가지다.

1, 2안은 기존 주차장 조성사업과 줄사택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종의 절충안이다. 문화유산 보호와 부족한 생활인프라 확충을 원하는 주민들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

그러나 민관협 위원들 전언에 따르면 대다수 위원이 '3안' 추진을 원했다.

1안은 줄사택 보존 면적이 너무 작아 기존 공영주차장 조성 사업과 사실상 별다른 차이가 없고, 문화재와 주차장으로 절반씩 쓰는 2안보다는 전부 보존하고 대체 주차장 부지를 확보하는 3안이 가장 낫다는 것이다.

A위원은 인천일보와 통화에서 “사실상 1안은 처음부터 논의에서 배제됐고 2안과 3안을 놓고 의견이 주로 오갔다”고 말했다.

문제는 소요 예산이다. 3안을 추진하는 경우 1, 2안보다 예산이 약 80억원 가량 더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구는 공영주차장 사업비 40억원을 이미 확보했지만 줄사택 보존 면적이 커질수록 보존 활용 예산이 늘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주변 상가나 토지 등 소유자가 대체 주차장 부지 매입을 반대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익성(부평2·5·6동, 부개1동, 일신동) 의원은 줄사택을 전부 보존하되 대체 주차장 부지에 주차장 대신 부평 남부권 지역에 부족한 보건소 등의 생활편의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마경남(비례대표) 의원은 “이날 민관협 회의로 '보존이냐 철거냐' 차원의 단계는 건너뛰었다. 이제는 줄사택을 활용하고 주변 공간구성을 어떻게 할 지가 관건이 됐다”고 말했다.

구는 11월12일 3차 민관협의회를 열고 이날 회의에서 의견이 모인 2, 3안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