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0일까지 병산리 초롱저수지에서 열려

문명에 대한 반성과 비판을 자연의 메시지로 이야기하는 서양화가 박기성의 시화전 ‘바람의 향기’가 오는 30일까지 양평군 병산리 저수지에서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도 예술진흥 특별 공모에 선정돼 열리는 박기성 작가의 이번 야외 전시에는 ‘잃어버린 길’, ‘도착’, ‘염원’ 등 그림과 시로 이뤄진 10개의 작품이 전시된다.

자연에서 얻는 생명의 기운, 희망을 주로 표현하는 박 작가의 작품이 걸린 공간은 양평에서도 자연과 환경을 지키는 데 남다른 열정을 보이는 강상면 병산2리 초롱 저수지 산책길이다.

코로나19로 미술관도 문을 닫아야 하는 가운데 탁 트인 야외공간에서 산책을 겸해 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만드는데 작가와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마련한 전시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림 속의 꽃, 신화의 주인공 같은 여인, 까마귀와 같은 여러 가지 상징들로부터 관객 스스로가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림에서 한 발자국씩 멀어지면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눈부시게 짙고 푸른 가을 하늘과 흰 구름이 그림의 배경이 돼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박기성 작가는 “환경을 소중하게 가꾸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전시회를 기획하고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 미술이 지역 공동체의 하나의 힘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값진 경험을 했다”며 “미술인으로서 지역 공동체에 이바지할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양평=장세원 기자 seawon8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