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무리 최다 번식·안식처
개체수도 17년간 15배나 늘어

4·5월 날아와 무인도서 '둥지'
늦가을에 강남가는 여름 철새
연기념물 205호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된 저어새 무리가 17일 인천 강화군 교동면 물가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저어새는 전 세계에 2700마리만 존재하는 희귀 조류이며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연기념물 205호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된 저어새 무리가 17일 인천 강화군 교동면 물가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저어새는 전 세계에 2700마리만 존재하는 희귀 조류이며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서해는 저어새(사진)의 고향이다. 엄마 품 같은 너른 갯벌에 저어새가 끊임없이 부리를 휘젓는다.

그렇게 봄철 인천·경기바다를 찾은 저어새는 가을걷이가 끝날 때 한반도에서 강남으로 날아간다.

인천 서구에 있는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저어새가 가장 많이 번식하는 곳은 우리나라 서해안이라고 16일 밝혔다. 또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저어새는 서해안에서 전 세계 무리의 80% 이상이 모여 번식한다고 덧붙였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사다새목 저어새과에 속하는 저어새는 인천 강화군, 옹진군 등 우리나라 서해안 일대의 무인도에서 번식하고 대만, 홍콩, 일본 등에서 겨울을 보내는 여름 철새다.

국내에 번식하는 저어새는 2003년 조사에서 100여 쌍만 확인됐다. 17년이 지난 2020년 조사에서 무려 15배가 늘어난 1500쌍이 확인됐고, 번식 장소 또한 5곳에서 19곳으로 증가했다. 인천·경기 등 서해안 갯벌이 세계 저어새의 안식처가 된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서해안 무인도에서 번식을 마친 저어새는 월동지로 이동하기 전 인천의 강화도, 영종도, 송도를 비롯해 경기도의 화성습지, 충남 유부도, 전남 영광 등 서해안의 갯벌에 모여 장거리 비행에 필요한 준비를 한다”며 “저어새는 우리나라에 4~5월에 도래해 무인도에서 번식한 뒤 8월부터 10월까지 서해안 갯벌에서 가을을 보내고 월동지인 대만, 홍콩 등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저어새는 우리나라 등 동아시아 여러 국가 보호 노력으로 1994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인천에는 지난 2009년 송도에 철새 보호 국제기구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이 문을 열었다.

EAAF는 인천 개소 10주년이 된 지난 2019년 세계 철새의 날 행사를 열고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철새를 지켜주세요!'란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이에 전 세계 저어새 생존 개체 수를 평가하기 위해 매년 겨울철 월동지에서 수행하는 국제 동시센서스 조사 결과 1994년 351개체밖에 안됐던 저어새는 2021년 1월 기준 5222개체로 꾸준히 증가하는 둥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저어새 보호를 위한 국제협력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허위행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 환경연구관은 “저어새 보전을 위해 번식지가 집중된 우리나라 서해안 지역을 보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