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께로 간께로/정제문 앞에 간께로/눌은밥 쪼개 준께로/먹은께로 만난께로”
 예전에 불리던 동요인데 조금 얻어먹은 누룽지가 맛이 있다는 내용이다. 그 시절 아이들의 간식이 어떠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지금 젊은이중에 얼마나 누룽지를 알겠는지 모르겠다. 밥을 할 때 솥바닥에 눌어붙은 밥이 누룽지인데 지금은 전기밥솥을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옛날 밥을 지을 때 무쇠솥에 장작불을 지펴 하므로 솥바닥에 노릇노릇한 누룽지가 생겼었다. 그리고 간식거리가 없던 때라 누룽지는 많이 찾던 주전부리감이었다. 아이들이 많은 집에서는 일부러 불을 오래 지펴 누룽지가 많이 앉게 했다. 맛이 있고 고소하며 또한 먹으면 요기가 되니 누구나 좋아했었다. 콩밥일 때 갓 긁어 식기전이면 쭌득쭌득하여 간식으로 더욱 안성맞춤이었다. 그래서 어머니들이 부뚜막에서 밥을 푸실 때 어린것들이 칭얼거렸는데 새댁에게 졸르다 혼찌검을 당한 어린 신랑도 있었다고 예전 할머니들이 회고하셨다.
 누룽지 하면 생각나는 것이 또한 숭늉이다. 밥을 푸고난 후 가족수를 헤아려 마실 만큼의 물을 부어 한소끔 끓이면 주부들의 차지인 눌은 밥이 되고 구수한 숭늉이 되었다. 숭늉은 식사를 끝내고 마시면 뒷맛이 개운했거니와 식사를 거의 끝냈을 때 밥을 말아 먹기도 했었다. 그러면서 숭늉에 말아 먹어야 딸이 잘 산다고 했다. 멀리 시집간 딸을 염려하는 우리 어머니들의 애틋한 심정이 담겨있었다고 하겠다.
 그런만큼 누룽지와 숭늉은 우리만의 것이라 할만하다. 어느 학자는 우리 특유의 부엌구조가 만들어낸 고유문화라고 했다. 그러나 오늘날 점차로 사라져 간다. 재래식 부엌과 밥솥이 아니어서 누룽지도 숭늉도 없다. 그런데도 옛것에 향수를 느껴서일까. 중국에서 누룽지를 수입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밥을 눌려 누룽지를 만드는 기구도 누룽지를 본뜬 과자도 음식점의 누룽지를 곁들인 메뉴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편승했음인가. 중국 연변지역의 동포사회에 누룽지가 인기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보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