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역사·문화적 가치” 보존론
군, 안전상 문제 우려 철거방침
인천 옹진군이 건립 중인 '제2옹진장학관' 공사 부지에 일제강점기 근대건축물이 발견된 가운데 철거와 보존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일보 2021년 1월29일자 7면 공사장 발견 근대건축물 보존 필요성>
13일 옹진군과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간담회를 갖고 제2옹진장학관 부지 내 일제강점기 근대건축물에 대한 철거와 보존 방안을 두고 논의했다. 그러나 양측 의견이 팽팽해 방안을 찾지 못하고 마무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지난해 10월부터 전동 19의 30일대 5필지에 제2옹진장학관 건립을 이어왔다. 장학관 건물은 5층 규모로 육지에서 학교를 다니는 섬 학생들이 지낼 예정이다.
하지만 필지 한 곳에서 일제강점기 근대건축물이 확인되면서 철거와 보존을 두고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해당 건축물은 연면적 99㎡, 지상 2층 규모로 1930년대에 건립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건물은 오랜 시간 비어있었으나 일제강점기에 지어져 최근에는 보기 드문 2층 형태 일본식 건물 구조를 띠고 있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과거 군납을 위한 공장 건물로 쓰였다.
군은 제2옹진장학관 건립부지 기록화 용역을 통해 당시 이 지역에서 술을 생산하던 후카미 토라이치(深見寅市)의 대형 양조장 기숙사로 추정했다.
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검토한 결과 건물이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달 17일과 이달 10일 건축물을 보존해 활용해 달라는 공문을 군에 지속해서 보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전문가들 자문과 현장평가 결과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돼 시에서는 군에 보존해달라는 의견을 지속해서 내는 상황”이라며 “장학관과 연계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군은 학생들의 안전을 이유로 철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해당 건축물 보존 여부를 검토했으나 내부 기둥 등에 균열이 심해 안전사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예산도 부족해 철거하기로 결정하고 기록화 작업을 마친 상태다.
군 관계자는 “아이들의 안전과 연결된 문제이다 보니 군에서도 불가피하게 철거할 수밖에 없다”며 “이미 예산을 들여 기록화 작업을 마친 상태로 건물 안에서 나온 상량문 등은 의미가 있어 전시하려고 한다. 표지석도 세울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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