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음악·산업·축제 조화로운 육성
지역 뮤지션 활동 기반 활성화 필요

인천시는 지난 12월 음악도시 인천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이는 생활음악·음악산업·음악축제의 조화로운 육성·지원을 위한 종합적 마스터플랜으로 시민문화향유 확대, 지역음악인의 활동기반 조성 및 음악 도시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5개년 계획이다.

인천이 음악도시 정책을 수립하게 된 것은 역사적 배경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인천은 과거 부평미군부대 애스컴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대중음악이 유입되었고 국내 대중음악인들의 주요 활동무대이기도 했다. 올해로 제16회를 맞이하게 되는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등 음악축제의 개최도 이러한 기반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음악축제가 대중음악 유입의 전초기지로서 인천의 역사성을 잇고 지역 음악산업과 음악생태계 기반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음악도시 인천 마스터플랜을 통해 보고된 문화체육관광부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2018년 기준 음악제작업, 음악공연업, 음반도소매업 등 인천의 음악산업 관련 사업체수는 총 45개로 전국 2664개의 1.6%로 나타나 인구수가 유사한 부산 88개소(3.3%), 대구 64개소(2.4%)에 비해서도 적은 편이며 음악산업 업종별 매출액 현황은 더욱 열악해 2018년 기준 318억원으로 부산 1136억원, 대구 1386억원에 비해 매우 낮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 연구용역과 민관협의체 회의 등 체계적인 검토 과정을 통해 수립된 음악도시 인천 마스터플랜에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이 계획은 2019년 인천연구원의 '음악도시 조성방안 정책연구'를 바탕으로 2020년 음악도시 TF팀을 신설하고 33명의 전문가와 유관기관 등으로 '음악도시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총 18회의 회의를 거쳐 수립됐다.

그러나 이렇게 수립된 음악도시 인천 마스터플랜은 총 39개 사업에 3544억원의 예산 대부분을 대규모 공연장 설립 예산으로 편성됐다. 오페라하우스 건립 2200억원, 인천문화예술회관 리모델링 333억원, 연수문화예술회관 건립 98억 등 2637억원이 음악 공연장 확충에 편성되었고 마스터플랜 총 사업비 3544억원의 74%를 차지한다. 반면 음악공연장 확충 사업에 포함된 '작은 민간 음악공연장 활성화 사업'에는 21년 7000만원, 22년 7000만원 등 5년간 총 4억4000만원이 포함되어 대규모 공연장 설립에 예산이 집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총 사업비의 74%가 음악 공연장 확충으로 수립된 음악도시 인천 마스터플랜에 대해 많은 전문가는 기대와 함께 우려를 표명한다. 실제로 필자가 대표로 있는 의원연구단체인 '인천문화예술체육진흥연구회' 토론회에서도 이에 대한 의견이 많이 개진되었다.

특히 라이브클럽이나 음악카페 활성화 및 확충을 통해 지역 뮤지션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거점화하여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음악을 통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음악생태계 조성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토론회에서 공통으로 제시된 의견이었다. 이 밖에도 인천음악도시의 정체성과 관련하여 다양한 음악 장르 중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타깃 설정의 필요성, 시민의 공감대 형성, 민관 거버넌스 구축, 음악산업과 관광을 연계할 수 있는 상품개발, 음악도시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마련을 위해 관련 조례제정 등 보완되어야 할 의견도 많이 제시됐다.

이제 음악도시 인천 마스터플랜 사업의 5개년 중 1차년도의 절반이 지났다.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진행된 사업들을 점검하여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필요하다면 계획을 수정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관리를 해야 할 때다. 음악제작업, 음악공연업, 음반도소매업 등 인천의 음악산업 관련 사업체가 확대되고 음악관련 매출도 늘어나는 등 지속가능한 음악생태계를 조성하는 기반 마련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음악공연을 즐기기 위해 홍대, 이태원이 아닌 인천으로 가야 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용선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제1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