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 2년간 설명회 한 번 안해
안전위협·부동산 하락도 우려
시장 사과 불구 시설철회 요구
▲ 하이넷 에버랜드 수소충전소.

용인시와 수소에너지네트워크(약칭 하이넷)가 사전 주민설명 없이 포곡읍에 수소충전소를 설치, 운영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위험 시설물이 생활 안전에 큰 위협이 되고,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막대한 재산상 피해가 초래될 수 있다며 결사 반대했다.

백군기 시장은 9일 뒤늦게 수소충전소를 방문해 주민들에게 사전설명회를 못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9일 용인시와 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하이넷'은 지난해 4월부터 용인시 포곡읍 유운리 392 에버랜드 주차장내에 약 13억5000만원을 들여 CNG충전소와 전기 충전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하이넷은 한국가스공사, 현대자동차㈜등 13개사로 구성된 특수목적법인이다.

또 하이넷은 지난 8일 같은 장소에 수소충전소를 추가로 설치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충전소는 390㎡ 규모 수소 충전소와 180㎡ 규모 CNG(천연가스) 충전소, 전기자동차 충전 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수소충전소에는 시간당 25㎏을 충전할 수 있는 수소압축패키지와 고압 및 중압 압축가스 설비 등이 조성돼 있다. 승용차와 버스 모두 충전이 가능하고 승용차의 경우 하루 평균 60대, 버스는 하루평균 12대를 충전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사업 내용을 뒤늦게 알게된 주민들은 강력 반발했다. 안전성과 주민 의견수렴 절차가 없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지난해 사업초기부터 현재까지 하이넷과 용인시가 마을 주변에서 수소충전소 사업을 추진하면서 인접 주민들에게 단 한번도 사업설명회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민들은 용인시와 하이넷이 국가 정책이란 이유로 2년이 넘도록 사업계획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밀실행정으로 일관, 불신감만 증폭시켰다며 사업 철회를 요구했다.

이처럼 용인시와 하이넷이 당초부터 사업계획을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이유는 주민들로부터 거센 항의가 예상되기 때문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마을 주민 이모씨는 “마을 주민들이 하수처리장때문에 악취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와중에 인접지역에 위험시설물인 수소충전소까지 들어서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밀실행정을 하는 용인시와 하이넷은 현재 진행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이넷 이모씨는 “수소충전소는 설계부터 철저하게 안전성을 고려해 설치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8일 마을이장들과 만나 빠른시일내에 마을회관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충분히 사업안을 설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용인시는 지난 2019년 8월 삼성물산㈜, ㈜삼천리, 수소에너지네트워크㈜와 '수소 융·복합충전소 구축 및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용인시는 이번 수소충전소에 이어 기흥구 소재 산업용 가스 업체인 린데에스지코리아 등 3곳에도 추가로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지만, 지역 주민들과의 마찰이 예상돼 수소충전소 증설 사업의 난항이 예상된다.

/글·사진 용인=김종성 기자 jskim3623@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