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시골'이 미니 신도시로…“특전사 덕”


정부, 2007년 사령부 이천시 마장면행 결정
주민들, 처음엔 규탄대회 여는 등 여론 비등
지역 개발·상생 행보 이어지며 반감 사라져

“원래는 군부대가 온다는 소식에 혐오를 품고 반대했죠. 그런데 그 덕에 이렇게나 사람이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했으니, 이제는 고맙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라니까요.”

7일 이천시 오천리 마장중학교 근처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같이 말했다. 오천리 일대는 지난해 8월 준공된 마장택지지구 수혜 등으로 불과 10년 사이 급격한 발전을 이룬 곳이다.

이는 군사시설 이전과 개발지원을 활용해 지역주민과 상생한 정책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이천지역에서 최근 경기남부 국제공항 유치 여론이 나온 이유다.

▲ 2016년 특수전사령부가 이천시 마장면으로 옮기면서 농촌 지역이던 오천리 일대는 대규모 아파트와 학교, 상업시설이 계속 들어서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 2016년 특수전사령부가 이천시 마장면으로 옮기면서 농촌 지역이던 오천리 일대는 대규모 아파트와 학교, 상업시설이 계속 들어서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지역 정가와 주민 등에 따르면 오천리와 양촌·회억·이치 등 지역은 흔한 고층건물, 도시가스 하나 없었다. 교통환경과 문화·체육·상업 등 각종 시설도 변변찮은 '깡시골'로 불렸다.

그러던 2007년 정부가 서울 송파와 하남에 걸친 특수전사령부를 마장면 69만㎡ 면적에 이전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당시 관계부처는 택지지구 조성 등 지원 조건을 달았다.

국방부,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여러 기관이 공동대응해 새로운 계획지구를 그렸다. 이천 중심(창천·중리 등)으로부터 약 7.8㎞ 떨어진 오지라 개발 호재도 없던 마장면의 운명이 바뀐 것이다.

2012년부터 본격 시작한 개발로 마장면은 아파트를 비롯한 3328세대 주거시설과 대형상권이 형성된 마을로 탈바꿈했다. 도로망이 확 뚫렸고, 도시가스·전기공급설비 등 공공인프라가 갖춰졌다.

또 복하천과 오천천 등과 어울린 친환경 산책로, 자전거도로, 공원 등 전에 어둡고 사람이 찾지 않는 공간도 변했다. 노후화 한데다 중학교와 합쳐 비좁게 운영됐던 초등학교도 새로 지어졌다.

지역에 투입된 총 사업비가 3000억여원에 달했다. 인구는 가파르게 성장했다. 6000~7000대였던 마장면 인구는 군부대가 이전한 2016년 이후 1만명을 넘었고, 올 7월 기준 1만5493명에 육박해졌다.

마을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시골 중에서도 아주 시골이었던 곳이 작은 미니 신도시급으로 변화하면서 토지 시세가 급격히 올라갔다”며 “지금도 주택과 상가 건설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특수전사령부가 이천시 마장면으로 옮기면서 농촌 지역이던 오천리 일대는 대규모 아파트와 학교, 상업시설이 계속 들어서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 2016년 특수전사령부가 이천시 마장면으로 옮기면서 농촌 지역이던 오천리 일대는 대규모 아파트와 학교, 상업시설이 계속 들어서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마장면 군부대 이전이 순조롭기만 했던 건 아니다. 기피시설인 탓에 처음엔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주민 1300여명이 용산 국방부 청사 앞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발전방안, 사격장 소음대책 등 상생 정책에 주민들의 마음이 하나둘 열렸다. 군에서도 민·군 화합의 의미로 인근 상권을 이용하고, 재난피해 대민 지원을 하며 지역에 보탬이 됐다.

2019년에는 마장면 일대에는 ‘특전사 감사합니다’ 등 내용의 현수막이 여러 개 걸리는 이례적인 풍경도 보였다. 이천시는 군부대 이전으로 연간 1056억원의 경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장경희 마장면 주민자치위원회 간사는 “군부대 이전과 택지개발 정책으로 지역이 도시화 되고 아이들은 깔끔한 교육환경에서 공부하게 되고, 특히 상인들의 장사도 너무 좋아졌다고 본다”며 “지금은 코로나19 탓에 다들 어려워졌지만, 원주민과 이주민, 그리고 군이 화합하며 더 좋은 마장면이 되도록 주민자치가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3월 이천지역에서는 경기남부 국제공항 유치를 희망하는 주민 제안이 나왔고, 제안을 접수한 국토교통부는 중·장기적이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방향으로 결론을 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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