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7일은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에 있는 채드윅국제학교가 2010년 개교한 날이다. 2006년 3월 첫 삽을 뜬지 4년여 만에 완공한 채드윅국제학교는 외국교육기관특별법에 따라 대구국제학교에 이어 두 번째로 설립된 초, 중등 외국교육기관이다. 학교의 부지면적만 당시 국내 일반 고등학교의 4배가량인 7만1400㎡에 전통 한옥의 미를 살려 ㄷ자 구조로 지하 1층, 지상 5층의 건물로 지어졌다. 건립비용이 1700억원이 넘게 들었는데 주요시설로 초·중·고교 교사, 도서관, 대강당, 대극장, 잔디 운동장, 최신식 다목적 체육관, 수영장 등을 갖추고 세워졌다.

학교 운영자인 미국 채드윅(Chadwick) 스쿨 재단은 1935년 마가렛 리 채드윅 여사가 세운 비영리 사립교육기관으로 미국 학제를 기준으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과정을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본교는 로스앤젤레스 외곽 팔로스 베르데스에 자리잡고 있다. 이 학교 졸업생의 20% 정도가 아이비리그 등 미국 명문 대학에 진학할 정도로 명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첫 입학생 280명으로 한 반에 학생 수 13명의 '소수 정예'로 수업을 시작했는데 교사 35명은 모두 외국인으로 전 세계 국제학교에서 평균 16년의 경력에 80%가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가진 교육 전문가들이다.

교육은 채드윅 재단의 국제학교 교육과정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IB)'방식으로 모든 수업은 학생들 참여 위주의 토론식으로 진행한다. 정규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은 운동, 연극, 노래, 연주 등 놀이 위주의 방과후 활동에 참여한다. 2016년 5월28일 배출한 첫 졸업생 68명은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 국내 우수 대학을 비롯해 코넬대, 펜실베니아대, 존스홉킨스대 등 미국 내 유수의 대학들에 대거 합격했다. 또 미국 내 최상위 50위권 인문과학대학 또는 최상위 50위권 종합대학에 지원한 학생 가운데 84%가 한 곳 이상 대학에서 입학허가를 받았다.

채드윅국제학교는 개교할 때부터 전원 외국인 교사,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방식, 초호화 시설, 대학 등록금보다 비싼 수업료, 외국 학생 없는 국제학교 등 부러움과 동시에 위화감 조성 시비 등 적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송도 채드윅국제학교는 채드윅재단이 미국 밖에 설립한 유일한 자매학교다. 개교 10년이 넘은 지금 “학교가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재능을 찾아서 발전시키는데 매진해야 한다”는 채드윅 여사의 교육철학을 이어가고 있는지, 설립당시의 '교육 국제화'라는 취지에 걸맞은 학교 운영을 하고 있는지, 학생들과 학부모의 자부심은 지켜지고 있는지, 졸업생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등은 차분하게 되짚어 볼 때이다.

 

/여승철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