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생한 연평해전에서 우리 영해를 침범한 북한 경비정의 선제공격으로 27명의 우리 젊은 해군장병들이 살상되고 고속경비정이 침몰한 것은 비극이라 아니할 수 없다. 더구나 북한의 만행이 우발적이 아닌 계획적인 도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은 어정쩡한 교전규칙에 얽매여 일방적으로 당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에 군당국이 교전규칙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뒤늦게나마 현재 5단계 교전규칙을 3단계로 축소해 경고방송을 거부할 경우 즉각 격파사격토록 2일 해군에 시달했다니 그나마 다행스럽다 하겠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0시25분쯤 서해 연평도 서쪽 14마일 해상에서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의 기습포격으로 남북 해군간에 해전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27명이 탑승했던 우리 해군 고속정 1척이 침몰했으며 고속정 편대장 윤영하 대위 등 4명이 산화하고 1명 실종, 19명이 부상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이번 해전에서 우리 해군이 일방적으로 당한 것은 차단기동(밀어내기)이라는 교전규칙의 허점 때문이었다니 한심스럽다 하겠다. 이는 비무장으로 적에 대응하라는 것과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의 이중잣대는 이미 오래전부터 신뢰성에 문제가 있음을 경험해온 터다. 북한은 온 국민이 월드컵의 열기에 도취돼 있을 때 또 한번의 만행을 저질렀다. 세계인의 축제로 우리의 안보가 초긴장 상태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경비정을 지난 6개월 동안 11번이나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시켰으며 6월에만도 6번이나 내려보냈다는 사실은 그들의 월드컵에 대한 시기심과 도전심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더구나 북한은 북방한계선을 인정할 수 없다며 호시탐탐 도전을 서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군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북한 경비정의 만행으로 희생된 젊은 해군전사들은 영원히 잠들었다. 그래서 전사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다시 한번 가다듬어야 한다. 우리의 햇볕정책으로 각종 지원을 받고 있는 북한이 적반하장으로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냥하는 무법자의 행동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래서 군당국이 교전규칙을 수정해 말을 안들을 때 사격과 격파토록 시달할 것은 당연하다. 북한의 도발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